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2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키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국내 산업계 발전을 위한 지렛대로 정부의 과감한 육성·지원 정책을 지목하면서 투자를 당부했다. 다음달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출범할 정부에는 전주기 컨트롤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요청했다.
원희목 회장은 24일 오전 온라인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수많은 해외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발판삼아 세계 제약시장을 주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간담회에서 산업계의 총력 도전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되면 K-제약바이오의 대도약이 가능하다면서 국내 성공 사례와 해외 투자 동향을 언급했다.
원희목 회장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바이오 분야와 관련된 정부 부처의 올해 예산을 들어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 산업부, 과기부 등 정부 부처의 올해 R&D 예산 15조7000억원 중 바이오 분야는 1조8000억원으로 11.4%에 불과하다"라며 "반면 미국은 30%, 벨기에는 40% 등 제약바이오 분야의 비중이 높다"라고 말했다.
원희목 회장은 이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각국 정부가 투자한 규모에 따라 백신 개발 성과가 갈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여부가 백신 개발의 성패를 갈랐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미국의 경우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위해) 초고속 작전에 20조원을 지원했고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을 위해 백신 태스크포스에서 10조원을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대로 사정이 있다"라면서도 "예산 규모 등을 감안하더라도 국민 보건과 안보에 관한 일이라면 과감한 투자와 전폭적이고 행정적인 지원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원희목 회장은 이어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국가 R&D 예산 총액의 23%를 집행한다. 일본은 2015년 설립된 제약바이오 분야 컨트롤타워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통해 각 부처에 배분됐던 예산과 연구관리 등을 총괄 관리한다. 벨기에는 R&D 인력에 대한 원천징수세와 특허세 80%를 면제하고 있다. 그 결과 내수(14조원)의 약 네 배에 달하는 52조원대 의약품 수출을 달성해 신흥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입지를 다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사업 중 응용연구 비중이 2010년 22.5%에서 2019년 15.4%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원희목 회장은 "보다 형평성 있고 과감하며 집중적인 투자 의지가 필요하다"라며 "그 의지에 맞는 실질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원희목 회장은 실질적인 제약바이오 지원의 출발점으로 대통력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효율적인 정책과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면서 보건의료 심사인력도 확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산업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가 다부처로 분산돼 있어 기초연구·임상시험·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관리 주체가 없고, 이견이 발생하면 부처 간 간막이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보건의료 심사인력이 미국은 8051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228명으로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라며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전임상·임상 자문 및 허가심사를 위한 인력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