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의 광고에서
기아(000270) 등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전기차 홍보에 주력했다. 슈퍼볼 광고는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매년 글로벌 기업들의 홍보전이 치열하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볼은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 최대 스포츠 이벤트다. 작전 타임이나 휴식 시간에 나오는 광고들은 등장만으로 대형 이슈가 돼 초당 억대의 광고판으로 불린다.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기아, BMW,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광고 키워드는 모두 전기차에 초점을 맞췄다. 신차 홍보를 비롯해 각사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다양한 스토리의 광고로 풀어냈다.
우선 기아의 슈퍼볼 광고에는 로봇 강아지가 등장했다. 사람의 애정을 갈구하는 로봇 강아지가 전기차 EV6를 운전하는 청년을 따라가다가 방전된다. 그러나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EV6의 대표 기능인 'V2L'을 활용해 쓰러져 있는 로봇 강아지의 배터리를 완충시키고 여정을 함께하는 내용을 담았다.
BMW의 슈퍼볼 광고에서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번개의 신' 제우스로 변신한 모습을 선보였다. 자신의 번개 능력으로 가전제품 충전을 돕던 제우스가 번개가 필요 없는 전기차 'iX'를 만나는 과정을 풀어냈다.
GM은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닥터 이블을 연기한 배우 마이크 마이어스를 앞세웠다. 영화에서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닥터 이블(Dr. Evil)을 'Dr EV-il'로 살짝 바꿔 GM의 전기차 사업 의지를 강조했다.
기아자동차 전기차 EV6. 사진/기아자동차
슈퍼볼 중계 방송사인 NBC는 올해 슈퍼볼 광고가 일찌감치 매진됐으며, 30초짜리 광고가 700만달러(약 8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100만달러에서 무려 7배 이상 치솟은 규모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슈퍼볼에서 진행한 광고가 즉각 판매 효과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도 며칠 동안 미국인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회자가 되는 만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인지도 등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번에 슈퍼볼 광고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현대차(005380)는 앞서 지난 2016년 비 미국계 브랜드이자 자동차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