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 2023년말 철수한 이후 조건부로 러시아 재진출을 고려했지만, 사실상 사라지게 됐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공장 모습. (사진=현대차)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31일까지였던 바이백 협상 시한을 앞두고 러시아 측과 협의를 해왔지만, 공장 설비를 다시 사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프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한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 생산 거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제재와 부품 공급망 붕괴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결국 현대차는 2023년말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기업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 한화로 약 14만원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계약에는 2년 이내에 공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됐으며, 그 기한이 지난달말까지였습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미·러 간 우크리아나 전쟁 종식 협상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미국 관세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된 데다가 중국 등 다른 생산 지역을 확대하는 글로벌 전략이 이미 자리 잡았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중국 생산 거점을 활용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러시아 재진출보다 효율적이라는 그룹 내부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러시아 공장 바이백은 비용 대비 실익이 낮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분석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러시아 내 상표권 관리 등 최소화의 법적 권리만 유지하며, 유럽과 신흥 시장 공략은 중국과 기타 지역 생산 거점을 주심으로 이어갈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공장 재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지만, 고객 관리와 차량 정비 서비스 등은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