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경북 구미역 광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보수의 심장부 대구·경북(TK)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색채를 강화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호 4번을 달고 대구를 시작으로 구미·김천·안동·영주 등을 누볐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자 14일 곧바로 포항·성주·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째 TK 보수표심 잡기에 나섰다.
TK는 안 후보에게 좋은 기억을 안긴 곳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연말 대구를 시작으로 포항·부산 등을 찾은 뒤 여론조사 지지율을 최대 17%까지 끌어올렸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였던 2020년 3월 의료 자원봉사로 여론의 칭찬을 이끌어냈던 장소도 대구 동산병원이었다. 지난 13일 윤석열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는 한 자릿수에서 머물고 있는 지지율 회복 차원에서 첫 유세지로 TK를 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향을 피우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안 후보는 이날 지역민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소환했다. 대구 중구 한 백화점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며 "저 안철수, 그 뒤를 이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이후 구미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서는 "박 전 대통령은 '잘 살아보세' 구호로 온 국민을 통합했다"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 하에 과학기술처를 만드시고 또 외국의 좋은 과학기술자들을 데려왔다"고 치켜세웠다.
TK 혈통임을 강조하기 위해 경북 영주시 순흥면의 순흥 안씨 종친회도 찾았다. 안 후보는 순흥 안씨다. 그는 전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저희 집안 뿌리가 영주시로, 순흥면에 저희 집안 어르신들이 다 사신다"며 "1년에 한두 번씩 가서 뵙고 인사를 드리고 있어서, 대구·경북이 저에게는 굉장히 친숙한 곳"이라고 연고를 강조했다. 이어 "저희 할아버님 때 영주에서 나오셔서 저희 집안은 부산에 정착을 했다"며 "지난번 동산병원에 왔을 때 그렇게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그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안보 문제도 거론했다. 안 후보는 이날 "지금 남성 후보 세 사람 중에 군대에 제대로 다녀온 사람은 저밖에 없다. 군대도 가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국군 통수를 할 수 있겠다는 말이냐"며 미필자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동시에 저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역 광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역 경제 발전도 약속했다. 안 후보는 구미 시민들을 향해 "구미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시초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하게 된 것은 모두 다 구미에서 시작됐다"며 "지금 상황은 어떤가. 너무나도 경제도 어렵고,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모두 다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필요한 사람은 홈런을 칠 수 있는 4번 타자 아니겠나. 4번 안철수가 홈런 치는 4번 타자 역할을 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를 향해 빠른 시간 내에 단일화 제안에 답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 후보로서 제안한 것이니까 국민의힘에서도 대선후보께서 하겠다, (또는)하지 않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