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수출·무역·금융 등 분야별 애로 점검에 나선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를 우려해 '중소기업 피해 신고센터'도 본격 가동한다. 또 자금애로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도 지원한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테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부문별 대응 현황·향후 조치계획을 점검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현지 정세 악화 및 서방의 제재 여파가 국내 경제에 부문별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실물경제·금융시장·공급망·건설 등 기존 점검분야 외에도 중소기업, 정보통신(ICT) 부문을 포함해 폭넓은 점검이 이뤄졌다.
대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은 지난달까지 지표상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은 1월 전년동기대비 22.1%, 2월은 48.8%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 수출은 13.6%, 21.2% 각각 증가했다.
다만 정부는 수출통제·대금결제 등 부문별 애로접수가 증가하고 있어 제재 관련 주요국과의 협의 및 기업정보제공, 무역금융·긴급금융을 통한 피해지원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내기업 피해 현황 및 자금애로 점검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28일 기준 분야별 애로접수 현황을 보면 수출 분야는 수출통제 대상 확인, 제도 상세내용 등 총 147건이 접수됐다.
무역투자는 대금결제, 물류·공급망 애로, 거래차질 등 200건, 금융제재는 수출대금 회수여부, 추후 유학자금 송금가능여부 등 우려사항을 중심으로 27건이 각각 접수됐다.
공급망의 경우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물량은 차질없이 도입 중이며 아직까지 수급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고의존 품목 중 반도체·철강 등 주력산업 공정에 활용되는 핵심소재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국산화 기술개발 등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산 식용 옥수수 18만톤의 국내 반입이 불확실해 짐에 따라 대체입찰을 통해 동유럽산 16만5000톤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특히 사태 장기화 시 대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입·진출 중소기업의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생산원가 상승으로 중소기업 전반의 경영여건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은 각각 전체의 2.8%(10위), 0.3%(37위)를 차지한다.
이날부터 지방중소기업청(13개), 중기중앙회 지역본부(14개), 중소기업진흥공단 본·지부(33개) 등이 참여하는 중소기업 피해 신고센터를 가동한다. 최근 1년간 대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비중이 일정비율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납품대금 회수불가 등 자금애로 기업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과 보증한도 확대 및 보증비율·보증료 우대하는 특례보증을 시행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거시경제 전반 외에도 각 산업별·부문별로 나타날 수 있는 영향을 보다 촘촘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향후에도 지속 고도화할 것"이라며 "이미 구축한 실물경제·금융시장·공급망 부문의 대응계획뿐만 아니라 업종별·부문별 영향에 대한 대응방안도 더욱 구체화하여 즉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테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에 따른 부문별 대응 현황 및 향후 조치계획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인근 부차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막은 러시아군 차량 잔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