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이번엔 모른다"

이재명·윤석열, 사전투표 두고 셈법 분주…코로나·2030 변수

입력 : 2022-03-02 오후 6:02:14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는 4~5일 진행되는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과거 높은 사전투표율이 진보진영에 유리한 결과를 불러온 덕분인지 민주당은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전투표율에 따른 대선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게 됐다. 사전투표에 적극적이던 2030세대 표심이 안개 속에 갇힌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친 탓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 후보는 오는 4일 서울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한 뒤 독려를 이어갈 방침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5일 사전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에도 경북 포항 유세에서 “사전투표를 열심히 해주고, 주변에도 많이 권장해달라”며 “이 투표가 ‘내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변에 꼭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지난달 24~26일, 성인 2000명 대상)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45.6%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9.5%에 불과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선거 승리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사전투표율은 26.06%을 기록한 뒤, 문재인 대통령(41.09%)이 당시 홍준표 후보(24.04%)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또 지난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26.69%를 얻으면서 본 투표에서 180석을 석권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하지는 못 한다는 분위기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은 “과거에는 보통 젊은 사람들, 3040세대가 많이 사전투표를 했다”며 “투표하고 놀러가거나 쉬려고 사전투표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런 정서보다는 코로나를 피해서 표를 분산시키려는 게 있다”고 했다. 
 
4·7 재보궐선거 악몽도 남아 있다. 2020년 4월2~3일 이뤄진 사전투표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84만3000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94만5000표를 받았다. 본 투표일인 2020년 4월7일에도 박 후보는 190만7000표, 오 후보는 279만9000표를 얻어 오 후보가 큰 폭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3.1 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_
 
윤 후보도 사전투표 독려에 적극적이다. 윤 후보는 4일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4일에 광주에서 청년보좌역들과 함께 사전투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윤석열도 사전투표를 하겠다”며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누적 수백만 명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저렇게 짧은 시간에 투표가 모두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투표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추가적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모든 공명선거 조직을 가동해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부정선거 우려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은 221대 총선에서 진행한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음모론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고령층인 경우가 많아 사전투표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1일) “여러분의 한 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고,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사전투표와 본 투표를 합쳐) 사흘 동안, 사전투표를 활용해서 투표하는 게, 이익은 아니라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득했다. 윤재옥 선대본 부본부장도 “지역 당협별로 사전투표 상황실을 운영하고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자, 선대본 지도부는 사전투표를 한 뒤 SNS를 통해 사전투표 한 것을 통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정선거 감시 활동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젊은층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비상이다. 전날(1일) 발표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지난달 26~27일, 성인 1452명 대상)에 따르면 윤 후보는 20대에서 지지율이 47.4%에서 40.9%로 6.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이들이 부동층으로 입장을 선회하게 되면 사전투표율에 대한 계산이 복잡해진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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