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거리두기 완화' 환영 속 우려 "11시 무슨 의미있나"

정부 영업시간 제한 오후 11시 완화
자영업자, 기대와 아쉬움 엇갈려
의료계 "정점 아직…정부 완화 성급"

입력 : 2022-03-04 오후 6:40:3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정부의 영업시간 완화 조치를 두고 현장에서는 환영과 우려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소득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지만, 술집 등 새벽까지 영업을 해왔던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영업시간 1시간 완화조치에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고재상씨는 이번 방역 완화 조치에도 별다른 기대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나 11시까지 운영할 수 있지만 술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정상적인 영업시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고씨는 “코로나 전에 12시까지 운영했던 매장이 2시간만 영업시간을 줄였는데도 매출이 40~50%가 왔다 갔다 했다”며 “문 닫는 시간이 애매하면 아예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원이나 시간 규제를 계속 두는 한 매출 타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골목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이지은씨도 이번 완화조치를 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감사하기는 하지만, 원래 새벽 2시까지 하던 업종이라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솔직히 시간제한 완화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얘기했다.
 
한식집을 연 지 4달가량 된 이미나(가명)씨는 방역 규제를 이유로 아예 업종을 바꿨다. 그는 “원래는 술집을 열 계획이었지만 계속되는 영업시간 규제로 그냥 밥만 팔기로 했다”며 “규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술집 타격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선 영업시간 1시간 연장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순 있지만 매출은 분명 증가할 것”이라며 “11시만 돼도 1차, 2차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이사는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더 빨랐으면 좋았겠지만, 정부 입장을 환영한다”고 반색했다.
 
반면, 의료계는 아직 코로나 정점이 지나지 않았는데 정부가 섣불리 방역 완화를 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3일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 사망자는 186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는데 정부 대책은 이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소한 정점을 찍을 때 찍을 때 기다렸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한 조치”라며 “희생자와 피해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는 사망률이 높지 않다고만 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신명진 분당서울대병원 간호사는 “경험상 감염자가 정점을 찍고 2주에서 3주 후부터 환자들이 밀려오기 시작한다”며 “지금이 정점이 아니라고 하지만, 격리 병상은 지금도 넘치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 등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좀 막막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3월4일 서울 관악구의 한 식당이 지난 방역지침에 따른 안내문을 문 앞에 붙여놓은 모습. (사진=조승진 기자)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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