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25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 306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서울시 행정책임자로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로 사용되는 청와대와 새롭게 거론되는 용산 국방부, 한남동 공관 일대는 모두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국가적 사안인 동시에 서울시민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는 지역적 사안이기도 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 모두의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대상지로 거론되는 용산구 주민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예상치 못한 피해는 없을 거라는 약속이 선행됐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시민의 뜻을 대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시민의 걱정과 불안을 잠재워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달 8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임시회에서는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한 각종 현안이 처리된다.예산은 민생회복 분야에 4248억원, 방역 분야에 2061억원, 안심안전 분야에 1130억원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3대 분야에 집중적 편성됐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방역을 위해 이례적으로 결산 전 추경예산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시의 입장만 우선 고려한 하향식 예산안"이라며 "각 자치구의 실질적인 요구는 반영되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해 말 본예산 심사 당시 코로나 민생회복대책 예산에 1조원 가까운 예산이 편성되면서 노후 시설 개선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예산이 대거 빠진 영향이다. 다수의 의원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이번 추경에서 이번 지역 현안 사업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시의회는 본예산 심사 때 감액됐다가 이번 추경에 포함된 시장 공약사업들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김 의장은 "이번 추경에 포함된 시장 공약사업 몇 가지는 의문을 자아낸다"며 "본예산 때 해당 사업들의 예산을 감액했던 이유는 단순히 시급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사전절차가 온전히 이행되지 않아 절차적 보완이 필요한 사업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사업들이 지적된 문제점을 모두 보완했는지 원점에서 다시 철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의 시급성 때문에 절차적 중요성이 무시되지 않도록 본예산을 대하는 것처럼 강도 높은 심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의회는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 지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시의회는 지난 305회 임시회에서 '서울특별시 예술인 창작수당 지급 조례'를 통과시켰는데, 서울시가 재의 요구를 하며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한 발 앞선 문화정책을 마련해야지, 다른 지역보다 뒤처진 정책을 고수하며 전도유망한 예술인들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며 "서울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의 중심에 K-컬처, K-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지역경제 발전의 측면에서도 예술인 지원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여성과 청년 정책 확대도 제안했다. 여성가족정책실과 청년청의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여성가족지원청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김 의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세대·성별·계층 갈등을 봉합하는 데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시회 일정은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 각 상임위원회 별로 추경안을 심사한다. 내달 5~7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운영하며, 마지막 날인 8일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1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 발표'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