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100세 시대 노후 핵심 '폐경기 건강관리'

호르몬치료로 신체 증상 완화하고 골다공증 위험 감소

입력 : 2022-04-06 오전 6:00:00
폐경기 여성의 경우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필요시 호르몬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100세 세대를 열어가고 있는 현재 어느 때보다 건강한 노화 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연령대별 노력과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 전 국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은 남성과 달리 평균 50세에 난소가 더는 여성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폐경을 맞이하면서 폐경과 노화가 동시에 진행해 생물학적으로 노화에 더 취약하다. 폐경기(갱년기) 몸과 상태를 잘 이해하고, 의학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바로 더욱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노년기 삶의 밑거름이 된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해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폐경이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이 같은 변화는 대개 40대 중후반에서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폐경이 나타난 이후의 약 1년까지를 폐경이행기, 더 흔히는 갱년기라고 하며 기간은 평균 4~7년이다.
 
흔히 알려진 폐경기의 대표적 증상은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 확 더워지면서 땀이 나는 발한이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을 초래하게 된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수면장애, 터놓고 얘기할 수 없는 성생활의 부조화, 비뇨생식기의 위축 현상으로 인한 요 증상의 변화, 잦은 방광염, 질 건조감, 급격한 골 소실로 인한 골다공증 등이다.
 
폐경으로 인한 안면홍조가 있다면 규칙적 운동, 체중 조절,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금연 등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운동으로 인한 근력의 강화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폐경 이후의 생식기 위축증 및 이에 따른 성교통이나 비뇨생식기 감염 등에 대해서는 국소적 호르몬제제를 간헐적으로 투여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폐경기에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바로잡으려면 호르몬치료가 이뤄져야 하지만 위험성이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어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 연구에 따르면 70%에 달하는 여성이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지만 힘들어도 참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며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적절한 호르몬치료는 폐경기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완화하고 골다공증의 위험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홍조, 발한,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혈관운동증상의 완화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의 완화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호르몬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폐경기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호르몬검사를 해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 평균 폐경 나이인 50세 이전에 폐경이 된 경우나 수술을 통해 양측 난소 절제술을 한 경우에도 바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유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호르몬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폐경 직후 초기에 시작할 것을 권한다"라고 설명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폐경 이후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당뇨의 위험이 증가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이 뚜렷하게 증가한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혈관 및 심장보호 효과가 감소한 결과로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심혈관계의 변화가 진행되기 전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함으로써 호르몬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폐경 초기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폐경 직후 급격한 골 소실을 막아 골다공증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고, 골다공증을 조기에 치료하는 선제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치료 기간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이 없으며 치료목적에 따라 다르다. 이전에는 최소용량을 필요한 시기 동안 사용할 것을 권했으나 최근에는 굳이 기간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진료지침이 변경됐다. 급성 폐경기 증상으로 치료한 경우 증상이 소실되면 중단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하는 경우에는 계속 치료할 수 있다. 아급성 만성 폐경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호르몬치료가 폐경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모든 여성에게 호르몬치료를 시행할 수는 없다. 개인별 득실을 판단해 전문의와 함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현재 여성호르몬 의존 악성종양(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과거 치료받은 경우 △현재 급성 담낭질환, 간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심부정맥 혈전증의 현재 치료 중 또는 과거력이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호르몬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유은희 교수는 "호르몬치료의 전략은 개인별 특성에 따라 간단한 검사를 거쳐 충분한 상담을 한 후 호르몬치료의 이점과 위험성이 결정될 수 있다"라면서 "모든 여성은 갱년기에 한 번쯤은 산부인과를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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