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미혼의 독신자도 단독으로 자녀를 입양할 길이 열렸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변화한 가족 관념에 맞춰 법제도를 정비한 것이다.
법무부는 5일 독신자에게 단독으로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법·가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8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현행법에는 혼인 중인 부부만이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독신자는 자녀를 잘 키울 의지와 능력이 있더라도 친양자를 입양할 수 없었다.
이번 개정안으로 자녀의 복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면 25세 이상부터는 독신자라도 친양자를 입양할 수 있게 됐다. 가정법원은 입양 허가를 하기 전 가사조사관을 파견해 입양과 관련된 사정을 의무적으로 조사한다. 양육상황·양육능력 외에도 추가로 양육시간과 입양 후 양육환경까지 고려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영국은 21세, 독일은 25세, 프랑스는 28세 이상인 자에게 단독으로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양자가 될 사람보다 10세 이상 연장자이기만 하면 18세부터도 단독 입양을 할 수 있다.
법무부 측은 이번 법 개정으로 "독신자의 가족생활의 자유와 친양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양육될 기회를 보다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민법 개정안에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제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형제자매간 경제적 유대관계가 약화된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상속재산에 대한 망인의 자유로운 처분 의사를 존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류분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의 일정 비율에 대해 갖는 권리로, 고인이 제3자에게 유증(유언을 통해 증여)하더라도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분이다. 법무부는 "현 유류분 제도는 과거 장자 상속 문화가 만연하던 사회 분위기와 모든 재산이 가족 전체의 재산이라는 농경 사회의 가사관념을 바탕으로 1977년 도입됐다"며 바뀐 사회상에 맞춰 민법을 개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