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32억원짜리 '서울형 교육플랫폼(서울런)' 구축 사업을 두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충돌했다. 시의회는 서울시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무기한 연기할 예정이다.
6일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예정됐던 추경안 본심사 일정을 취소했다. 양측의 갈등은 전날 열린 심사에서 시의회가 서울런 구축 사업체 내정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당시 채유미 의원이 "기존 처럼 KT가 플랫폼 구축을 하냐"고 묻자 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전혀 아니다. KT는 올해 서울런 사업에서도 탈락했다"고 답했다.
이후 김호평 예결위원장이 "국장이 말한 취지나 반응을 봤을 때 내정된 곳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며 업체 사전 내정을 제기하자 이 국장은 "그건 공무원을 모독하는 질문"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문장길 의원이 "모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확인 과정에서 질문한 것처럼 보이는데 국장이 과민하게 반응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국장은 바로 사과했지만, 김 위원장은 "서울시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계수(조정)는 없다"며 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소관 국장들에게 예산 삭감을 위한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하면서 갈등을 촉발했다"며 "저소득층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는 게 싫은 거냐"고 시의회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런 회원 수는 1만2000명을 넘어섰고 실 이용자가 9500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10년이 넘은 기존의 평생학습 시스템을 활용하다보니 맞춤형 자기주도 학습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데 교육플랫폼 구축은 교육청 소관 사무라며 기존의 평생학습 포털을 활용하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저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서울형 교육플랫폼 구축사업은 오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사업이다. 그러나 시의회가 교육청 중복 사업 등을 이유로 올해 본예산 심사에서 예산 전액을 삭감했고 시는 추경안에 이를 다시 복원했다.
예결위는 오는 7일까지 본심사를 마무리하고 8일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양측의 갈등으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2022년도 제1회 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