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인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사업을 두고 서울시의회가 국토교통부의 알뜰 교통카드 지원사업과 중복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두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5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2022년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본심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회는 오 시장의 청년 관련 공약 사업인 청년 대중교통 지원사업을 두고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채유미 시의회 행자위원장은 "시범사업을 처음부터 너무 큰 예산으로 하는 것보다는 일단 주어진 예산 안에서 추진해보고 이후에 타당한 근거, 적정 인원 산출, 운영의 적당한 예산을 계획성 있게 예산을 추게 하라는 의미에서 50%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며 "대중교통 지원사업은 타 시도처럼 (해당 연령대의) 20%의 청년들이 신청을 할거라는 전제 하에서 신청자격 분류와 집행하는 행정 비용을 한번에 편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교통 지원사업의 경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현재 진행 중인 알뜰 교통카드 지원사업과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예산 낭비'라는 문제가 지적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두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알뜰 교통카드와 달리 청년 대중교통은 만 19~2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사업은 만 19~24세 청년들의 대중교통비를 이용 금액의 10만원까지 마일리지로 지원한다. 알뜰 교통카드는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 받아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30%까지 교통비를 줄일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예산 고갈로 지난해 8월부터 신규 가입이 중단됐다.
김 단장은 "알뜰 교통카드는 저탄소 정책을 위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청년들이 이 사업으로 대중교통 혜택을 받기에는 규모가 작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연말 시의회 본예산 처리과정에서 15만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당 예산을 78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이를 50% 삭감했고, 서울시는 이번 추경에 사업을 다시 편성했지만 시의회 상임위는 예비심사에서 이를 전액 삭감했다.
오 시장은 "시의회가 지난 본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을 서울시가 타당한 사유없이 증액 요청한 것이 아니다"며 "지난 3월 서울시 청년기본조례에 대중교통 이용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되면서 시의회에서 지적했던 문제가 모두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년을 대상으로 재무상담을 지원하는 영테크 사업에 대해서도 적정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해당 사업 예산은 1만명을 대상으로 총 15억원을 편성했지만 50% 삭감됐다. 서울시는 "영테크 사업은 이미 신청 대기 인원이 4000명에 육박했다"는 이유로 예산 통과를 촉구했다.
추경안에서 예산을 복원하지 못할 경우 청년 대중교통 지원사업은 15만명에서 7만5000명, 영테크 사업은 1만명에서 5000명으로 지원 규모가 줄어든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올해 추경안에서 청년 대중교통 지원사업 규모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랑구 중랑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