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국가 간 출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원료의약품 수출입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 심화와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등으로 의약품 공급망이 취약하고 불안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한 원료의약품 7085개 중 국내 제조분은 1204개로 전체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국산 원료의약품 비율을 보면 △2005년 36% △2006년 41% △2007년 68%으로 증가하다가 2008년 23%로 감소했다. 이후 2009년 49%, 2010년 38%까지 증가했지만 △2011년 13% △2012년 17% △2013년 11% △2014년 17% △2015년 13% △2016년 13% △2017년 17% 등 20% 미만을 유지했다. 국산 원료의약품 비중은 2018년 21%로 증가하다가 2019년 12%, 2020년 13%로 감소했다.
이런 추이는 코로나19로 해외산 원료의약품 공급이 중단될 경우 국내 생산 물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향후 국산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1월30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제약주권 확립 및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을 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제약바이오 정책 공약화를 제안했다.
최근 국가 간 출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원료의약품 수출입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 심화와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등으로 의약품 공급망이 취약하고 불안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식약처)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을 위한 '제20대 대선 정책 공약'을 공식 제안했다. '제약바이오, 보건안보 확립과 국부창출의 새로운 길'을 핵심 메시지로 산업 발전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당시 원 회장은 원료의약품 50% 이상 자급률 증대 등 종합지원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국내 원료 사용 의약품 약가 우대 등을 통해 원료 개발에 대한 원가를 보전해야 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10%대의 낮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지 않으면 안정적인 국내 의약품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제20대 대선 정책공약 제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 해외의존도 심화와 필수의약품 공급중단 증가, 국산 백신의 시장점유율 하락 등 의약품 공급망이 취약하고 불안전한 상황이다.
공급중단의약품은 2018년 1933품목(252개사)에서 2019년 2982품목(294개사), 2020년 2989품목(287개사)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국산 원료 및 필수의약품 자급률 제고 위한 기술개발 △허가 △생산설비 △약가 △유통 △사용 등 전방위적인 종합 지원대책 마련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9년 16.2%에 머물렀던 필수 원료의약품의 비중을 오는 2030년 50%로 늘리고, 필수의약품은 자급률을 80% 수준으로 제고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대부분은 원료가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인도 등에서 생산하는데 코로나19처럼 긴급 상황에선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라며 "국민들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의약품도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에 대한 약가 우대, 세액공제 등 정부 지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