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상무

유망 바이오텍에 투자 쏠림 현상 뚜렷
적응증별 타깃·모달리티, 장단점 폭넓게 분석해야
개발단계별 인력 구성·VC 성향 고려도 중요

입력 : 2025-06-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바이오·의료 업종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4년 한 해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투자 실적은 1조837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4% 증가했다. 이러한 동향은 올해도 이어져 2025년 1분기 투자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36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올릭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기업들이 굵직한 기술이전 성과를 내며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선 벤처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다. 특히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고 상용화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아직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에게 투자는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IB토마토>는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로 자리 잡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박기수 상무를 만나 유망 바이오기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가치를 키워내는 '마중물 투자' 전략과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의 필수 역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과 성장성을 지닌 기업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는지, 반대로 기업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짚어볼 수 있었다.
 

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상무 (사진=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다음은 박기수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우선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성과와 포트폴리오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 결성 중인 1000억원 규모의 보건복지부 K바이오백신펀드를 제외하고도 현재까지 10호 조합까지 펀드를 만들었으며, 최종 결성 기준 2021년 이후 약 2350억 규모의 바이오주목적 펀드를 조성했다. 대표적으로 알테오젠(19배)과 지노믹트리(20배) 성과사례가 있으며, 올릭스에도 초기투자를 진행해 현재 1조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는데 기여한 바 있다.
현재 투자 기업 중에선 뉴로핏이 상장예비심사승인을 받았고, 노벨티노빌리티가 예심청구 중에 있으며, 카나프테라퓨틱스, 유빅스가 기술성평가 신청 중에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피플앤테크놀로지, 하이센스바이오, 티씨노바이오, 맵스젠 등의 기업도 순조롭게 상장 신청을 위한 준비과정에 있으며, 상장사 투자건의 경우에도 올릭스, 티움바이오 등에서 올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만의 차별화된 바이오 투자 역량이나 강점이 있다면.
△차병원그룹 계열사로서 병원, 바이오텍 관계자들을 통해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다. 개인적인 산업계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회사 내에 적극 활용 가능한 상시 자문조직의 존재는 타 투자사와의 차별점이다.
또한 회사의 바이오 심사역 5인이 직접 투자에 참가하는 건이 아니더라도 모든 바이오 투자에 대해 서면 의견을 개진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회사와 기술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심사역들의 세부전공이 모두 달라 상호 전문성을 보완하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던 바이오·의료 업종 신규 투자금액이 지난해부터 소폭 반등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 같은 투심 회복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일반적으로 고금리 및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바이오, 특히 신약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신규 투자금액이 소폭 반등했다면 섹터 내에서 어떤 업종의 투자가 증가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장에서 체감하기로는 과거 3년여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4년부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협력 성과들을 도출하고 있어, 작년과 올해 기조는 소위 싹수가 보이는 일부 신약 바이오텍에 대한 극심한 쏠림 현상 정도가 확인된다.
정확히 어떤 시기에 이전과 같은 호황기가 도래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몇 가지 생각해 본 바 있다. 우선 직접적인 바이오 생태계에서는 규모가 있는 상장 바이오텍들이 분발해 더 많은 글로벌 파마와의 실적을 도출해 시장에서 자본의 이목을 바이오 섹터로 집중시켰으면 한다.
벤처조합인 블라인드 펀드 등 정책자금에 대한 투자의 경우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RWA) 하향 조정을 서둘러 금융기관의 출자가 회복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 연구개발(R&D)비용 삭감조치와 맞물려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해외에 비해 엑시트 채널이 기업공개(IPO)에 한정된 국내 상황에서는 바이오 관련 펀드지원이 확대되고 RWA 하향 등이 뒷받침되더라도 거래소가 바이오 섹터에 호의적이지 않다면 정책적 엇박자가 발생한다. 종합적으로 모든 집단과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이 전제될 때 바이오 투심이 회복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서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 혹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에서 각별히 주목하는 분야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혁신성이 높은 신약회사를 선호하지만 투자를 전제로 특정 적응증이나 모달리티(modality)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투자를 전제로 특정 섹터에 대한 관심을 높게 가지게 되면 회사 검토 단계에 이미 긍정적인 필터를 장착하게 돼 회사의 여러 가지 리스크를 간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특정 분야를 선호하기보다는 창업단계부터 명확한 선명성이 있는 회사를 선호한다. 예를 들어 창업단계에서부터 특정 암종에 대한 샘플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장기간 중계연구 수행과 신약의 글로벌 임상 참여를 통해 빅파마와 다방면으로 협업관계에 있었던 회사의 경우가 있다. 아직 글로벌 딜은 없으나 회사가 도출한 파이프라인들의 대부분 개발초기에 국내 메이저 제약사가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한 경우도 회사의 명확한 정체성이 있는 경우로 간주할 수 있다.
 
-실제로 투자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투자자의 시각에서 피투자사가 갖추거나 준비해야 할 역량이 있다면.
△첫 번째, 신약기업이라면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신약 'landscape'이 수립돼 있고, 투자사가 요청할 경우 언제든 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신약 'landscape'이란 본인들만의 데이터를 말하는 게 아니라,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에 대해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여러 타겟과 모달리티의 장단점을 광범위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로부터 도출된 미충족 수요와 함께 회사 보유 타겟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의미한다.
두 번째, 개발 단계에 따른 최선의 인력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창업 초기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투자사들에게 회사의 개발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구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투자도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성에 기반하는 일인 만큼 최소한 본인들이 미팅하고자 하는 투자사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바이오 전공자나 제약사 출신 등의 심사역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투자사 비중이 높아졌다. 결국 업계 또는 학문분야 선후배 관계가 될 텐데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올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항상 그래왔듯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고 사후관리를 열심히 할 예정이다. 펀드 측면에서는 바이오백신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최종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사회문제해결형 목적의 펀드에 대한 사전기획을 이미 완료했으며, 신규펀드에 대한 조성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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