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주당, 송영길·박주민 공천 배제 철회…계파갈등 '일단락'(종합)

22일까지 추가 인재 영입 후 국민경선…서울시장 패배 기류는 짙어져

입력 : 2022-04-21 오후 5:58:51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략공천위원회의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배제 방침을 이틀 만에 뒤집고, 100% 국민경선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송 전 대표 공천 배제를 놓고 계파 갈등으로까지 번졌으나 비대위가 전략공천위 결정을 철회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잠복해 있던 계파 갈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당권파인 친문 대 비주류인 친명 간 대결이 격화됐고, 상호 간에 감정 실린 독설도 주고 받았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패배 기류만 짙어졌다. 송 전 대표의 위상도 추락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 직에서 물러났던 그가 한 달도 안돼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 복귀의 명분은 실종됐다. 86그룹 맏형 격이었지만 동지였던 우상호 의원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약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위 결정 사항으로, 비대위에서 논의됐던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의 배제 문제는 두 사람에 대한 배제 없이 이 분들을 포함해 22일 금요일까지 추가로 후보를 영입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추가로 영입해 100% 국민경선을 통해 최종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위는 지난 19일 밤 서울시장 후보자 공천에서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송 전 대표의 공천 배제를 두고 계파 갈등으로 비화됐다. 전략공천위의 결정을 추인해야 하는 비대위 내부에서조차 친문과 친명계로 나뉘어 분열음이 나왔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발탁해 정치권에 입문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다음날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 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며 "전략공천위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은 우리 비대위원회에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계파 공천을 언급하면서 당내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그러자, 당권파 친문계로 분류되는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략공천위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힘을 보태는 한편 전략공천위 결정 사안에 대한 유출 경위를 조사하겠다며 화제를 돌렸다. 송 전 대표 배제 방침을 결정한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은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며 "비대위는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재명계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과 돌격대장 격인 김남국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당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특히 송 전 대표는 "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출마를 못한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후보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 이재명 상임고문을 직접 끌어들였다.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계파 갈등까지 여과없이 드러나자 비대위는 이틀에 걸쳐 긴급 논의에 돌입했다. 그 결과,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송 전 대표는 공천 배제 철회 결정이 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영한다”며 “경선을 통해 원팀 민주당을 만들어 반드시 서울시장에서 승리하겠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차례 토론 끝에 당의 혼란을 수습하는 결단을 내려주신 비대위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결정 과정에서 ‘계파공천’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향후 컷오프 과정이 남아있어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미지수다. 비대위는 경쟁력 있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출마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다음 후보군을 확정해 일정한 수를 추려 국민경선을 실시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여러 분들을 접촉할 계획”이라며 “어젯밤부터 오늘 사이에도 몇 분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배제 결정을 비대위가 받지 않았을 때 그분들의 의사가 어떨지는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일까지 추가 확보 노력을 하면 최소 ‘6명+α’가 되는 것 아니냐”며 “모두를 다 경선에 참여시킬 수는 없으니 적당한 규모의 인원으로 100% 여론조사 경선과 결선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송 전 대표를 다시 배제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의 정확한 방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컷오프 방식을 비대위에서 정할지 또는 전략공천위에 넘길지 등의 사항은 오늘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들이 ‘송 전 대표나 박 의원이 이후에 컷오프될 가능성도 있냐’고 묻자 “그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며 “컷오프라는 것은 경쟁력과 정치적 상징성 등 여러 정무적 요인까지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종 후보 등록이 하루 남은 상황에서 비대위의 발걸음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출마를 고사하면서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과의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공모에 등록한 후보는 송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김진애·정봉주 전 의원, 김주영 변호사, 김송일 전 전남 행정부지사 등 총 6명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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