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자동차 강재뿐만 아니라 건설용 강재에도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SD700급 초고강도 내진용 철근으로 KS인증을 취득했다.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에 특화된 장점을 갖고 있으며, 현재 고층아파트에 건설 시장에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국내 시장에 내진철근이 도입된 지 8년 만에 SD700급 내진 철근 개발을 마쳤다.
SD700 철근은 항복강도 700메가파스칼(㎫) 이상의 철근을 뜻한다. 1㎫은 철근 1㎠가 변형되지 않고 10㎏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강도다. SD600과 비교했을 때는 항복강도가 11%~12% 향상된 제품이다.
내진 철근은 일반 철근 제품과는 달리 지진 등으로 인한 충격과 진동을 잘 견뎌내야 한다. 이 때문에 변형이 발생한 소재가 원상태로 복구될 수 있는 한계점인 항복강도 등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제철 철근 생산 사진. (사진=현대제철)
다른 제강사와 달리 현대제철이 건물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한 내진 철강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최초로 전기를 이용해 회사를 운영하며 오랜 시간 봉형강 제품에 대한 생산 데이터와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국 역시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조기에 인식하고, 건축 구조물의 안전을 위해 대규모 기술 투자와 역량을 집중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진 철근과 형강의 시대를 열고 ‘H CORE’란 내진 브랜드도 만들었다.
현대제철 측은 “초고강도 철근이 내진 성능을 확보함에 따라 건설사 입장에서 시공 편의성이 크게 올라갔다”며 “30층 이상의 아파트 등 고층 건물과 대형 연륙교, LNG 저장용 탱크 등의 시설물을 건설할 때도 복잡한 철근 배근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SD700급의 내진철근 양산이 가능한 기업은 현대제철과 아르셀로미탈 정도다. 아직 대부분 제강사는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제철 연구소 관계자는 “고강도 특수철근의 핵심은 시장성을 갖추는 것"이라며 “비싼 소재를 마음껏 쓰면 성능은 올라가겠지만, 시장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에게 외면 받을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이 이번에 개발한 SD700 내진철근은 비용 경쟁력이 있어 건축물이 아닌 평범한 30층 이상의 재건축·리모델링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최근 LNG 저장탱크 건설에 필요한 초저온 철근 인장시험 설비를 국내 최초로 제작해 도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 개발한 초저온 철근은 영하 170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강도와 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극저온 환경으로 유지되는 육상 LNG 저장탱크 등에 적용되는 초고성능 고부가가치 강재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에 도입된 초저온 철근 인장시험 설비.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해 광양 LNG터미널과 당진 제5 LNG기지의 탱크 건설용 초저온 철근 물량을 수주한 이후 1년 만에 이에 특화된 시험설비를 도입했다.
이 설비를 통해 기존 대비 비용을 절감하고 소요 기간을 단축해 국내외 LNG 저장탱크 시장에 대한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