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장연, 기어서 지하철 탑승…출근길 시위 재개

"추경호 후보자 답변 미흡…장애인권리예산 확정해라

입력 : 2022-05-03 오전 11:04:08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3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25차 삭발결의식을 진행하고 기존 출근길 시위 방식과는 달리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에 탑승하는 오체투지'형식으로 시위를 전환했다. 
 
앞서 전장연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답변이 있을 때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추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요구사항 중 일부 예산 요청에만 답변했다며 시위 재개를 선언했다.
 
추 후보자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보조금법 제외 대상으로 돼 있는 장애인 특수운송사업비를 보조금 대상 사업으로 지정해달라’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요청에 “국회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만큼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되도록 관련 시행령을 개정토록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장연은 이에 대해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중 단 한가지, 특별 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약속어음 하나 발행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획재정부가 이달 중 '2023년에 반영될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실링(ceiling)예산'을 확정할 때까지 앞서 진행해왔던 시위방식을 유보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동안 28번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 행사로 출근길에 불편함을 겪은 시민들께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전장연은 장애인권리 4대법안 국회 통과와 기획재정부의 장애인권리예산 약속어음이 현금으로 지불할 때까지 21년의 외침과 기다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체투지를 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장애인도 시민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알려 나가겠다"며 "기어서 지하철 타는 시간 잠깐이 지체되더라도 장애인이 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은 허락해주실 것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3호선 경복궁역에서 동대입구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에서 내린 뒤 기어서 열차에 탑승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9시1분부터 약 한 시간 진행된 시위로 3호선 경복궁역에서 7분 지연이 발생됐고, 동대입구역에서 10분 간 열차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서울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열차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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