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밝혀내지 못한 한덕수 20억 자문료…인준 여부 불투명(종합)

각종 골프·헬스케어 혜택…한덕수 "부적법 사용 아니다"
고액자문료 논란…"업계에서 합리적인 선"

입력 : 2022-05-03 오후 5:30:18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증인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틀간 진행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큰 소득 없이 끝났다. 증인들을 불러 심문을 진행했지만 20억원에 달하는 '고액 자문료' 등 민주당과 정의당이 잔뜩 날을 세웠던 쟁점들은 결국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5일과 26일 예정됐던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보이콧으로 파행되며 가까스로 2일과 3일로 연기됐다. '자료 제출 비협조'를 이유로 청문회를 미루면서까지 준비했던 것만큼의 소득은 없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찌감치 한 후보자의 낙마를 예고했던 민주당이 버티고 서면서 새정부 초대 국무총리의 국회 인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인준을 고리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우회할 수도 있다. 
 
한 후보자는 3일 청문회에 참석해 각종 특혜 논란과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던 내용에 대해 검증받았다. 한 후보자는 이날 추가로 제기된 주미대사 재직 당시 에너지협력외교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지적에 부인으로 일관했다. 한 후보자는 2009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이명박정부의 초대 주미대사(장관급)를 역임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외교부 지원을 받은 예산이 엉뚱하게 사용됐다"며 특히 "해당 예산이 대사관 골프 연회비나 에너지협력 외교와는 무관한 주재국 인사들 선물 구입비로 '전용'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대사관이 외교행사를 위해 적법하게 보유·관리하던 회원권 중 하나로 대사관 공사들이 사용했던 것"이라며 "나는 사용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배우자 전용이 아니었냐'고 되묻자 "배우자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해당 골프장의 연회비는 2000만원가량이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은 한 후보자가 한국무역협회장 재임 당시 받은 1억원 상당의 호텔 피트니스 평생 무료 이용권에 대해 “한 후보자가 가진 파르나스 호텔 피트니스 평생 무료 이용권은 연 800만원의 회비가 필요한 카드”라며 “GS가 파르나스 호텔의 지분 70%를 가지고 있어 GS가 매해 한 후보자에게 수백만원을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연간 몇백만원의 이익을 얻는다는 계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 건강 유지권은 저만 주는 게 아니라 무역협회장을 한 모든 분에게 다 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이해식 위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했을 당시 이해충돌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김앤장이 전범 기업을 대리하고, 가습기 외국 기업을 대리하고, BMW 화재 사건을 대리한 사실을 모르셨느냐. (한 후보자가 계속 몰랐다고 하니)정말 그렇다면 총리 자격, 공직 후보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적으로 문제 없다"며 전날에 이어 엄호에 적극 나섰다. 증인으로 청문회장에 선 정계성 김앤장 변호사는 청문위원들이 한 후보자의 '고액연봉'에 대해 묻자 "(딱히)연봉 기준은 없다"면서 "더 높게 받는 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가 '한 후보자가 김앤장이 아닌 다른 로펌에 가더라도 해당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자 "다른 데 가서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고,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업계에서 합리적인 선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성 간사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근무할 때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돼 관여하거나 도왔던 롤(역할)이 있었냐'고 묻자 정 변호사는 "후보자께서 그런 케이스에 관여될 이유는 없다. 업무영역이 다르고 사건이 오면 팀을 만들어서 팀간 정보를 공유하고 그 외에는 가급적 고객 비밀이라 얘기를 안 한다"고 부인했다.
 
정계성 김&장 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한 후보자가 어떠한 업무를 했는지 적으라고 했는데 '어렵다'고 한 것이 피하기 위한 게 아니라 고객과의 비밀유지 때문이라는 거죠'라고 동의를 구하자 정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후보자는 원해도 고객이 원치 않기에 어떠한 고객과 어떤 업무를 했는지 업무를 적기 힘들다'는 전 의원 말에 정 변호사는 맞다고 수긍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거듭된 '아빠찬스' 논란에 자진사퇴를 한 것과 관련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강병원 민주당 간사가 '(김 후보자를)최초로 제청권 행사했다고 직접 사인했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몰아붙이자 한 후보자는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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