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전 검찰총장 전례를 들며 방어막을 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 답변이 너무 부실해서 도저히 검증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본인 일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제기된 ‘부양가족 편법 공제’ 의혹에 대해서 “후보자 어머니가 임대사업자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증빙서류, 세금내역에 대해 착오라고만 하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한 후보자가 사법연수원을 막 수료한 직후에 어머니 명의의 신반포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에 대해서도 “편법 증여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급여와 예금 등 적법하게 증여받은 금원이 있다면 증빙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후보자가 부친 사망 후 친누나 부부와 함께 증여받은 땅에 대해서도 “농지법상 1년 이내 처분하거나 본인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9년간 소유했다”며 “친누나의 세금 신고 내역서와 직접 농사를 지었다고 하는 증빙 자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 자녀가 외할머니 건물에서 전시회 수익금 기부 등에 대해서도 “전시회의 수익 내역과 기부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한나라의 법무장관이 각종 기사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한민국 법무장관 후보의 자질을 도대체 뭘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료 제출 거부는) 국회의원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로 자료를 받아서 검증을 철저히 하는 것인데, 청문회 진행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전례를 들며 맞섰다.
김형동 의원은 “2019년 추미애 청문회 당시 개인정보 관련 전부 비동의했고, 본인 자료 0건, 증인 채택 0건으로 기록돼있다”며 “박범계 청문회 때도 자녀 병력이나 부동산 거래 내역에 대해 본인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현 인사청문회도 당연히 국회법과 기존에 진행했던 우리 위원회 기준 절차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자료 공방전' 과정에서 양측간 고성도 오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 불가한 황당한 자료 요구도 상당하다"고 지적하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발끈한 것이다. 이 의원은 한 후보자 연루 의혹이 있었던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수사기록 일체를 요구했다.
이에 이 의원이 "그게 왜 황당하다는 것이냐. 황당하다는 게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냐"며 고성을 냈고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정숙해달라고 자제를 요구했으나 "끼어들지 말라"고 고성을 이어갔다. 결국 김 의원이 “황당하다는 표현을 쓴 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직계비속과 관련된 자료 전부를 요구한 내용도 있다. 제가 2년 동안 많이 들었던 말은 민주당 위원들이 이렇게 말했다 ‘청문회 때 자질만 검증하자, 신상·도덕성 검증 비공개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로 이런 내용들이 입법안으로 제안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제발 우리 위원회가 적어도 법률과 관례에 비춰서 청문회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