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에 대해 "쇼핑하듯 부산 출마도 고려했다"면서 "시민들에게 준비가 안 됐겠다는 느낌 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송 후보를 이길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치 쇼핑하듯이 부산 출마도 고려했었다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께 '준비되지는 않았겠구나'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서울은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되고 산업 발전의 엔진 역할도 해야 되는데 그렇게 말하면 시민들이 안심을 못 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가 내놓은 강남 은마아파트 공공 재건축 방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날 관훈토론에서 송 후보는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여 거주민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임차인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그 아파트에 살던 임차인에게 혜택을 준다고 하는 순간 전부 은마 아파트에 임대 들어가려고 줄을 설 것이고, 그럼 가격이 올라가면서 강남 지역 전체 전셋값이 같이 올라갈 것"이라며 "서울에 있는 모든 재건축 아파트 중 은마 아파트만 그렇게 해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용적률 상향으로 늘어나는 물량의 절반을 임대주택화하는데 송 후보가 그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고 인천시장 4년 행정 경험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지난 5년간 서울 전셋값이 50% 가까이 폭등했는데 그런 공약은 부작용을 특별히 신경 써서 정책 구상을 한 다음에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가 내놓은 임대주택 정책이 고급화로 인해 공사비와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임대주택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SH공사에 충분히 축적돼 있다"며 "10년 전에 7조원을 들여 장기전세주택을 3만3000가구 공급했는데, 지금은 가액이 32조원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리모델링 한다거나 새로 짓는데 드는 비용은 축적된 자본으로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며 "커뮤니티 시설을 타워팰리스처럼 고급화하면 관리비가 늘어날까 걱정하는데, 이를 지역사회에 오픈해 이용료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선에 성공한다면 시정 성과에 따라 차기 대선에 안 나올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는데 속뜻은 민심이 불러내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라고 받아들인다"며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5선인가 7선을 했고 오늘날의 시카고를 만든 시장으로 역사가 기록한다"며 "서울이라면 그런 시장을 대통령 자리보다 더 의미 있게 기록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가 언급한 리처드 데일리 전 시카고 시장은 실제로 6선에 성공해 22년간 재임했다.
이는 전날 관훈클럽 토론을 진행한 송 후보가 "역대 시장 중에 4선 시장을 한 사람이 한 분도 없다"며 "세종대왕, (미국 4선 대통령) 루스벨트 같은 분이 아닌 이상 광역단체장은 4년만 해도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고갈된다"며 오 후보를 저격하는 발언에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4선 도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조금 억울한 4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3선을 완료했으면 12년을 일했어야 되는데 저는 6년 했으므로 정확히 말하면 1.5선을 하고 2.5선 도전의 초입에 있다"며 "정책도 시행착오를 통해 다듬어야 하고 품성도 목계(나무로 만든 닭)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오세훈 캠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