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중증화 방지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문가들도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최근 카타르 웨일 코넬 의대 연구팀은 의료인 3만여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독감 백신 접종자의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미접종자 대비 약 3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가 진행된 시기는 지난 2020년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각국에 보급되기 전이다. 연구에선 코로나19 백신과 관계없이 독감 백신 접종에 따른 결과만 담긴 셈이다.
연구팀은 참여자를 코로나19 감염자 518명과 미감염자 2000여명으로 나눠 독감 백신 접종 여부와 건강 기록을 추적했다. 그 결과 독감 백신 접종자들은 미접종자들보다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이 30% 낮았다. 코로나19 감염시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은 독감 백신 접종자가 89% 낮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이나 중환자 발생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논문은 전에도 한 차례 나왔던 걸로 알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 내용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으로 인해 일정하게 자극됐던 세포 면역체계가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위험을 감소한다는 연구는) 초반부터 계속 있던 내용"이라며 "기억세포가 있어서 중증도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 백신도 RNA 백신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이고, 감염되거나 백신을 맞게 되면 몸 안에 기억세포가 만들어지게 된다"라며 "기억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중증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직까진 완전히 증명된 것이 아닌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제시라고 생각한다"라며 "예전에 홍역·볼거리·풍진 혼합(MMR)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제시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독감 백신과 MMR 백신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부분은 전체적인 사람들의 패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라며 "기전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