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 스페인, 인도, 파키스탄 등 세계 곳곳에서 40~50도에 달하는 폭염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름도 평년보다 한층 더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최근 서울 전역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기후이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결과라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환을 강조했다.
29일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6~8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이번 6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이지만 7월과 8월은 평년보다 비슷한 확률은 30%, 높을 확률이 50%로 각각 분석됐다. 먼저 6월엔 평년기온 21.4도 보다 낮은 확률은 20%이다. 7월과 8월도 평년기온인 24.6도, 25.1도보다 낮을 확률은 20%로 나왔다. 이는 올해 6~8월은 평년 기온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80%라는 의미다.
환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봄철 눈덮임 현상과 북극 해빙의 상태이다. 먼저 봄철 티베트 고원의 눈덮임이 평년보다 적을 경우 티베트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또 오호츠크해의 해빙이 평년보다 적을 경우 우리나라 기온의 하강할 가능성 있다. 바렌츠해의 6월 해빙이 평년보다 적을 경우는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성편차가 위치하면서 7~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도 있다.
기상청은 지난 3월 중국 만주지역의 눈덮임이 평년보다 많아 내달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판단했다. 또 티베트 눈덮임은 지난 4월 급격히 감소해 티베트 고기압이 평년보다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여름철 기온 상승 요인으로 봤다. 이어 지난 16일 북극 해빙 전체 면적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오호츠크해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라고 밝혔다. 바렌츠해 해빙은 지금까지 평년과 비슷한 상태이지만 내달 해빙면적의 변동성은 크다고도 했다.
지구온난화 경향도 기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온난화 추세로 최근 10년 동안 평년대비 평균기온이 △6월 0.5도 △7월 0.6도 △8월 0.7도 상승해 기온 증가를 보였다. 전체 기간인 1973부터 지난해까지 분석하면 △6월 1.3도 △7월 0.7도 △8월 1.0도 기온 상승이 나타났다.
각국 기상청과 관계기관의 기후예측모델 13개 대부분도 국내 6월~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보다 낮을 것이란 예측한 모델은 없었다.
최근 서울에서는 폭염 위협과 겹쳐 올해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또 다른 기후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각각 오후 2시와 3시에 도심·동북·서북·서남권, 동남권역에 오존 농도 0.12ppm을 초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존은 2차 오염 물질로 고농도에 노출 시 호흡기와 눈과 기관지에 피해를 입히고 심하면 호흡장애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같은 입자가 아닌 기체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으로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오존 주의보 발령 현황과 증가 원인’에서도 1989년(0.008ppm)부터 2020년(0.025ppm)까지 오존 농도는 지속 상승추세로 기록됐다. 또 오존주의보 역시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온실가스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석탄·석유 ·천연가스 세 가지가 3등분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전력사용은 어쩔 수 없으니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많이 설치해야 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국내는 원자력발전소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원전은 설치 기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와 함께 원자력만 가지고 모든 전력을 해결할 수도 없다”며 “지금까지 가장 유용했던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늘리고 잉여 전력을 이용해 펌프로 고지대의 저수지에 양수해 물을 저장한 다음 필요한 시기에 전력을 만드는 양수발전소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도로에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