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주당, 또 개딸 놓고 설왕설래…당사자 "악마화냐" 부글부글

개딸 놓고 친문 "거리 둬야" vs 친명 "당 일으켜 세워"
개딸 "태극기부대와 개혁의 딸을 동일시하고 있다"

입력 : 2022-06-17 오후 3:34:51
지난 7일 오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을 놓고 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친문은 개딸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친명은 당의 다시 일으킨 주역들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개딸들은 자신들을 극우세력인 태극기부대와 비유한 것에 "개딸 악마화"라고 부글부글 들끓었다.
 
발단은 김종민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황교안 대표 때 태극기부대와 함께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심판을 받지 않았나. 국민의힘은 거기서 그것을 정리해 왔다"며 "민주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딸과 거리를 두고, 문자 폭탄 등 폭력적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태극기부대와 결별한 것처럼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에 친명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친명 김남국 의원은 다음 날 곧바로 "2030 지지자인 '개딸'과 오랜 시간 우리당을 지켜온 '민주당원'들이 어떻게 갑자기 국회에 난입해서 폭력까지 행사했던 극우 '태극기 부대'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완전히 잘못된 비교"라고 반박했다.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20여만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며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으려 한 것도 우리 지지자들"이라며 "어려운 선거를 온라인과 거리에서 24시간 누구보다도 절박하게 함께 뛰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집회가 끝난 다음에는 거리 청소까지 깨끗이 하고 간 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 발언이 나온 이후 이재명 의원의 인터넷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개딸을 강성 팬클럽이라며 태극기 모독단과 비교한다", "태극기부대와 개혁의 딸들을 동일시하고 있다", "선 넘고 있다"는 등 김 의원을 비판하는 글들이 상당수 올라왔다. 
 
앞서 개딸들은 지방선거 참패 후 '이재명 책임론'을 집중 거론한 친문 홍영표 의원에게 욕설 등 인신공격으로 채워진 문자 메시지를 1000통 이상을 보내고, 지역구 사무실에 3m 길이의 비난성 대자보를 내걸며 비판을 가했다. 이에 홍 의원이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개딸을 매개로 계파 갈등 확산 양상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이재명 의원이 9일 직접 개딸들에게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고 자제를 당부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홍 의원에게 대자보를 붙인 개딸이 이 의원 발언이 있고 얼마 안 가 사과했고, 홍 의원이 같은날 이를 받아들이며 갈등이 잠시 봉합됐다. 하지만 열흘도 안 돼 다시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최근 잇따라 진행된 당내 토론회에서 개딸 등 강성지지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재선의원들은 16일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대표 후보들에게 '배타적 팬덤'과의 결별을 요구했다. 사실상 개딸을 의식한 성명이다. 이탄희 의원 등 11명의 민주당 초·재선 의원이 14일 연 대선·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도 개딸로 대표되는 팬덤을 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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