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높은 신용등급에 웃어도…ESG발표에 '후덜덜'

S&P, 포스코 신용등급 'A-'
국내 평가서 동국제강 'BBB 긍정적'
이달 사회책임경영 하락 여부 결정
안전보건 확대와 성윤리 반영 주목

입력 : 2022-07-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철강업계가 영업실적과 재무 안정성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여전히 불안하다. 안전 대책을 내놓으며 사회책임경영(S)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3분기 ESG등급 조정을 앞두고 성윤리 위반이 구설에 오르는 등 악재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지난달 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읽고 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중심 안전관리 강화 등 실질적 안전문화 정착을 당부했다. (사진=한국철강협회)
 
1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 포스코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 'A-'를 처음 받았다. 지난 3월 출범한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같은 등급이다. S&P는 포스코가 그룹 실적에 상당 부분을 기여하면서 그룹에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도 견고한 시장 지배력과 재무 안정성을 들어 지난달 무보증사채 등급을 AA+(안정적)으로 매겼다.
 
포스코그룹 내 이익 기여도는 철강이 88%에 달한다. 포스코 조강생산량은 세계 6위로 올해 1분기 국내 점유율 52.1%다. 순차입금은 2014년 22조3000억원에서 올해 3월 5조3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동국제강(001230)의 한신평 등급전망도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올랐는데 견조한 이익창출력이 근거였다.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올랐다.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수입 제외 봉강과 후판, H형강이 각각 24%, 11%, 30%다. 내수 컬러제품은 21%, 냉연과 도금은 5%다.
 
반면 등급 조정을 앞둔 ESG는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3분기 기업 ESG 등급 조정 결과를 7월 11일 발표한다.
 
앞서 KCGS는 지난 4월 철강사들의 ESG 등급에서 사회책임경영(S) 부분을 한 단계 내렸다. 포스코는 A+에서 A로, 동국제강은 B+에서 B로 변경됐다. 사유는 반복적인 산업재해였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현장 노동자 고 이동우씨 유족과 합의한 뒤 사과문을 내고 안전보건 강화 대책을 내놨다. 시설 투자와 안전보건 관리자 규모 확대, 김연극 사장 주관 위험차단 시스템 태스크포스(TF) 구성, 스마트 안전시스템 도입 등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안전보건투자액을 지난해 235억원에서 올해 401억원으로 늘렸다.
 
포스코도 기존 3000억~4000억원대였던 안전보건 예산을 지난해부터 8000억원대로 대폭 늘렸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도 구현하고 있다.
 
문제는 성윤리 위반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이 지속적으로 사내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달 관련자 고소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의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직권조사하고 있다.
 
포스코는 임원 6명에게 관리 책임을 물어 중징계했고 1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관련 직원 4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한다.
 
시의성에 따른 분기별 ESG 등급 조정은 상향이 없다. KCGS는 앞서 확정된 2021년도 ESG 등급을 기준으로 분기별 등급 유지·하락 요인을 평가한다. 이후 전반적인 평가를 거쳐 올해 ESG 등급을 매긴다.
 
이 때문에 철강사 사회책임경영 부문의 등급 유지·하락 여부가 관심을 끈다. 동국제강의 안전보건 대책은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포스코의 성윤리 위반 문제는 등급 하락 근거가 될 수 있다.
 
KCGS 관계자는 "(분기별) 등급 조정은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서 하고 있어 긍정적인 이슈의 경우 등급 상향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지주사 전환된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홀딩스로 평가되지만 철강사 포스코 ESG 평가 내용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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