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조유나양 비극에 "문재인정부·민주당 책임"

부글부글 끓는 민주당 "판사냐", "비극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입력 : 2022-07-01 오전 10:06:33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조유나양 가족의 비극 관련해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양 가족의 비극에 대해 언급했다. 조양 가족은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집을 나선 뒤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난 줄 알았던 아이가 부모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집 우편함에는 카드 대금 독촉장이 수북이 쌓여 있고, 아이의 부모는 자영업을 하다가 폐업한 뒤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열 살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맞았다”며 “대한민국은 지난 17년 동안 OECD 자살률 1위 국가다.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 자살도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아이에게, 어느 부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라며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직도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면서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다. 이어 “정치를 바꿔야만 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계파와 권력을 앞세운 정치투쟁이 아니라 생활고로 힘들어하고 죽어가는 서민과 청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민생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썼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비극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즉각 반발이 쏟아졌다. 
 
박은수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비극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전 비대원장의 글이 기사화되는 것을 보고 이것이 민주당의 메시지로 전해지는 것이 우려스러워 빠르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이 사건을 언급하며 갑작스레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에 책임을 물었다”며 “박 전 위원장은 스스로가 ‘판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 사건을 ‘동반자살’로 규정짓고 그 책임을 민주당에 따져 묻고 있다. 박 전 위원장에게 그럴 권한이 있나. 어디로부터 부여된 권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 사건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을 민주당과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정치인은 박지현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라며 “당내 입지를 넓히고자, 이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을 규탄한다”고 질타했다.
 
친이재명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이날 “아닌 밤중에 봉창 두들기는 발언"이라며 "(이런 논리면)단군 할아버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꼬았다. 
 
김빈 전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도 “현안에 대해 발언의 수위를 한껏 높인다고 단숨에 영향력이 생기거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장이 처음이라면 치명적인 독화살은 섣불리 들지 말아야 함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키로 방침을 굳히고 최근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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