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이 넘는 58.4%가 민주당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불허한 것에 대해 "정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출마를 허용했어야 했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모든 연령과 지역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불허 결정에 공감했다. 중도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정당한 결정"이라고 바라봤다. 박 전 위원장이 당초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이를 뒤집고 반발한 데다, 무엇보다 청년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공정'이 불공정, 특혜 시비로 휘말리면서 명분이 퇴색한 결과로 보인다.
8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4%가 민주당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피선거권 자격 미달을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 불허를 결정한 것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23.6%는 "예외를 둬 전당대회 출마를 허용해야 했다"는 의견을 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8.0%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지난 3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출마 불가' 결론을 내렸다. '입당 6개월 이상'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를 '예외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당무위는 6일 비대위 판단을 존중하기로 하면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를 최종 불허했다. 이원욱 의원을 필두로 박용진, 김종민 의원 등은 '청년정치를 토사구팽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무엇보다 '임명직' 비대위원장과 달리 '선출직' 당대표는 권리당원 피선거권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게 당의 공식 유권해석이다.
조사 결과를 성별로 보면, 남녀 모두 절반 이상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불허된 데 대해 "정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남성 '정당한 결정' 57.7% 대 '출마 허용했어야' 27.9%, 여성 '정당한 결정' 59.1% 대 '출마 허용했어야' 19.3%였다. "정당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인 가운데 여성보다 남성에서 "출마를 허용했어야 했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위원장은 그간 20대 여성 지지가 강점이었다.
연령별로도 모든 연령에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불허에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의 동나이대인 20대에서도 그의 출마 불허 결정에 절반 이상이 공감했다. 20대 '정당한 결정' 52.9% 대 '출마 허용했어야' 25.9%였다. 30대에서 50대까지는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60%를 상회했다. 30대 '정당한 결정' 62.3% 대 '출마 허용했어야' 19.0%, 40대 '정당한 결정' 64.9% 대 '출마 허용했어야' 20.1%, 50대 '정당한 결정' 64.1% 대 '출마 허용했어야' 25.5%였다. 60대 이상에서도 '정당한 결정' 51.7% 대 '출마 허용했어야' 25.5%로, '정당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출마 불허에 공감하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는 60.3%가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불허에 '정당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출마를 허용했어야 했다'는 응답은 21.5%에 그쳤다. 경기·인천과 대전·충청·세종에서도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60%를 상회했다. 경기·인천 '정당한 결정' 63.3% 대 '출마 허용했어야' 21.1%, 대전·충청·세종 '정당한 결정' 65.7% 대 '출마 허용했어야' 17.9%였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서울에서도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대구·경북 '정당한 결정' 54.4% 대 '출마 허용했어야' 27.3%, 부산·울산·경남 '정당한 결정' 55.9% 대 '출마 허용했어야' 24.1%, 서울 '정당한 결정' 52.3% 대 '출마 허용했어야' 30.1%였다. 박 전 비대위원장의 고향인 원주가 있는 강원·제주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40%대로 다소 낮게 나왔다. 다만 여전히 '정당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강원·제주 '정당한 결정' 44.0% 대 '출마 허용했어야' 22.3%였다.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인 중도층에서도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불허에 절반 이상이 '정당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중도층 '정당한 결정' 53.9% 대 '출마 허용했어야' 26.1%였다. 보수층에서는 '정당한 결정' 48.5% 대 '출마 허용했어야' 32.2%, 진보층에서는 '정당한 결정' 71.7% 대 '출마 허용했어야' 13.2%로 조사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76.6%가 그의 출마 불허에 '정당한 결정'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출마를 허용했어야 했다'는 응답은 11.2%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당한 결정' 40.4% 대 '출마 허용했어야' 39.7%로 팽팽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56명이며, 응답률은 1.8%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