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국내 기업들이 11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조정을 앞두고 있다. 대형 악재가 터진 철강사의 등급 하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이날 3분기 ESG 등급조정 결과를 발표한다. 분기별 등급조정은 하향 또는 유지로 결론난다. 상향 조정은 없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11일 3분기 ESG 등급조정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 성윤리 위반 등 철강사 악재가 등급 하락으로 반영될 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KCGS 등급조정위원회는 지난 6일~9일 내부 2명, 외부 7명 전문가들이 서면으로 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했다. 실무진이 위원회에 제출한 안건에는
포스코(005490) 사내 성윤리 위반과
동국제강(001230)의 안전보건 대책 발표 등이 포함됐다.
앞서 포스코홀딩스와 동국제강,
현대제철(004020)은 지난 4월 2분기 등급 조정 때 사회책임(S) 부문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복적인 근로자 사망사고가 원인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A+에서 A로, 동국제강은 B+에서 B로, 현대제철은 A에서 B+로 떨어졌다. 종합등급도 포스코홀딩스는 A+에서 A로, 현대제철은 A에서 B+로 한 계단 내려갔다. 동국제강은 B+를 유지했다.
이번 등급 조정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회사가 포스코홀딩스다. 포스코는 올해 장학사업, 초등학생 메타버스 교육, 지역사회 대상 콘서트,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각종 행사 소식을 알렸다. 안전보건 예산 규모도 2020년까지 3000억~40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부터 8000억원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포스코 직원에 대한 상사들의 성윤리 위반 문제가 알려지며 회사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사내에서 벌어진 2차 가해와 징계 수위 논란, 최정우 회장의 침묵 등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포스코는 '2021 기업시민보고서'에 "금품수수·횡령·성윤리 위반·정보조작의 4대 비윤리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고 적었다.
반면 동국제강은 S 부문 등급 유지 가능성이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하청 노동자 고 이동우씨 유족과 합의하고 자사 웹사이트에 사과문을 냈다. 일주일 뒤에는 안전보건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안전보건 투자액을 지난해 235억원에서 올해 401억원으로 대폭 늘렸고 김연극 사장이 주관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이끈다는 내용이다.
기업 지배구조(G) 부문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제철은 직원의 100억원 횡령 의혹이 제기돼 내부 감사중이다. 최근 익명 게시판에서 일반직과 기능직이 유령회사를 세워 와류방지기 등 조업용 부품 단가를 거짓으로 늘려쓰거나 허위 발주로 대금을 내는 식으로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따른 조치다.
KCGS는 해당 내용이 내부 조사 단계여서 이번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경과를 지켜본 뒤 다음 평가 때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2022 통합보고서'에서 "준법 및 윤리규범을 위반한 임직원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한다"며 "최근 3년간, 윤리경영 위반으로 인한 2건의 면직(2021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