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러시아군 폭격에 박살난 우크라이나 산부인과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스위스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이송해 치료해 달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현지매체 타게스 안차이거 등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정부는 나토 산하 유럽·대서양 재난대응 조정센터(EADRCC)이 요청했던 우크라이나 부상자 수용 방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정부 측은 스위스가 국제법상 중립국 지위에 있어 우크라이나인을 현지 병원에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부에 따르면 "중립국에서 치료를 받은 타국 군인은 이후 군사작전에 참여할 수 없다"라며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이들의 전장 복귀를 막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하기도 어렵다는 것도 고려됐다. 현재 다수 우크라이나인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에 전 스위스 의원들이 비판에 나섰다. 전직 내각 의원인 루스 드라이퍼스는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병자와 부상자를 돌볼 의무는 항상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 의원인 디디에 부르크할터 역시 "인도적 차원에서 전쟁에 어느 편에 서 있든 보살핌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연방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침은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 측은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와 북부 도시 수미·체르니히우 등지에서 부상한 이들의 재활을 돕고 있으며 물리 치료사 교육 등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