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 노사 간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청 노동조합이 금속노조 탈퇴 갈림길에 들어섰다. 첫날인 21일 투표율이 70%에 육박해 가결 여부에 따라 또 다른 대우조선발 '노노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오전 6시 ‘조직형태변경 건’ 임시총회를 열고 금속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22일 오후 1시까지 이어진다. 첫 날 투표는 오후 4시에 끝났다.
대우조선해양 조직 형태 변경 찬반투표(금속노조 탈퇴 여부)'가 진행되는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한 건물 입구에 금속노조에 관한 상반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조합원은 4700여명이며, 재적 의원 과반이 투표해 3분의 2가 금속노조 탈퇴에 찬성하면 기업형 노조가 된다. 투표를 주도한 대우조선해양 민주노동자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68%를 기록했다.
앞서 거통고지회 파업과 관련해 금속노조가 제역할을 못했다는 책임론이 탈퇴 논의로 이어졌다. 임시총회를 주도한 김대영 대우조선 민노협회장은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때문에 오히려 서로 갈등만 생긴다고 해서 조금씩 불신이 생겨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전날 유인물을 통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제대로 된 중재 역할은 하지 않고 대우조선까지 내려와 하청지회 연대 집회까지 열면서 이 문제를 더 쟁점화해 오히려 전국적인 투쟁사업장을 만들어 정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청 내에서는 금속노조에 남기를 원하는 조합원이 있는 이상 복수노조가 될 수 밖에 없어 올해 단체교섭이 어려워진다는 반론도 있다. 대우조선지회 소식지 ‘새벽함성’은 이날 적극적인 반대 투표를 통한 부결을 독려했다. 대우조선지회 내 5개 단체 중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는 곳은 민노협뿐이다.
금속노조는 지부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 탈퇴는 규정에 없다며 투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당연히 총회에 대항하지 않는 사유”라며 “규약 규정상 집단 탈퇴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산별노조는 초기업단위여서 들어올 때도 아무나 들어올 수 있다”며 “대우조선지회가 조직 형태를 변경할 수 없고, 소속 조합원이 모두 금속노조를 개별 탈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협회장은 소송 등 탈퇴안 가결 시 예상되는 갈등에 대해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