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4 vs 친명 4…민주당 최고위원 계파대결 '뚜렷'

친명 장경태·박찬대·서영교·정청래 vs 친문 고영인·고민정·송갑석·윤영찬
친문계 본선서 선전 시 '당대표 유력' 이재명과 대립구조 가시화

입력 : 2022-07-28 오후 6:51:47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고위원 예비후보자들이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장경태·박찬대·고영인·서영교·고민정·정청래·송갑석·윤영찬 의원(기호순) 등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출됐다. 이 중 친문계 4명, 친명계 4명으로 최고위원에서도 양 계파 간의 대결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만약 본선에서 친문계가 우위를 차지할 경우 당대표 ‘1강’을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의원과 대립 구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열고 기존 17명 중 8명을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예비경선은 총 중앙위원회 총 383명 중 344명(투표율 89.82%)이 투표에 참여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민주당은 구체적인 투표율 수치, 순위 등을 공개하지 않고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만 발표했다. 
 
최고위원의 경우 당대표와 달리 중앙위원회 100%를 반영해 결정됐다. 중앙위원은 국회의원, 원외지역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시도의회 의장, 상임고문 등으로 구성됐다. 당초 이들은 고도의 정치·조직적 판단을 하면서 대중적 지지와는 동떨어진 선택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 등을 겪은 중앙위원 내에서 당 안팎에 불고 있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에 대한 견제 여론이 작동, 조직적으로 친문계를 친명계와 비등하게 최고위원 본선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면면을 보면, 우선 친명계는 장경태·박찬대·서영교·정청래 의원 등 4명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대표적인 친명계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도 “이 의원이 보여준 추진력과 돌파력은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최적”라고 말하며 친명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 의원은 지난 1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을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서영교 의원도 지난 20대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으면서 친명계로 분류되고 있다. 
 
자칭타칭 친명계 의원들은 주로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 의원이 당대표 공개 일정을 할 때 자발적으로 동행하면서 함께 서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번에 최고위원 컷오프에서 통과한 장경태 의원은 이 의원의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일정(24일), 한국거래소 일정(25일) 등 공식 일정에 참여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정청래 의원의 경우, 평소 당원들로부터 ‘이재명 당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을 권유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알리며 이 의원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정 의원은 스스로 계파정치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 의원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친분도 과시했다. 
 
친문계는 고영인·고민정·송갑석·윤영찬 의원 등 4명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우선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맡았던 윤 의원과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을 맡았던 고민정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들은 당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친문계와 이낙연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컷오프에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정견발표를 통해 “문재인정부를 계승발전하겠다”라고 약속했고, 고민정 의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라면 그 정도의 배짱은 부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 의원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한 송갑석 의원도 컷오프에 통과했다. 송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으면서 범친문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송 의원은 두터운 호남의 지지를 바탕으로 컷오프 통과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친문계 의원모임인 민주주의 4.0 일원의 고영인 의원도 ‘반명’(반이재명)의 기치를 들고 최고위원 본선에 올랐다. 고 의원은 정견발표문에서도 “패배한 정당에는 반드시 평가, 반성, 책임, 쇄신, 통합의 시간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국민이 생각하는 상식이다. 저 고영인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당을 정상화시키겠다”이라며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고 의원은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으로, 초선들의 넓은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8명의 후보들은 다음달 6일 강원·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7일 제주·인천, 13일 울산·경남·부산, 14일 충남·충북·대전·세종, 20일 전북, 21일 전남·광주, 27일 경기·서울에서 합동연설회를 이어간다. 민주당은 다음달 28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최종 선출한다. 최고위원의 경우 본선에서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의 투표 비율을 적용한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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