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코로나 이어 수족구병까지 유행

지난해 대비 환자 약 10배 증가…영유아 감염 비상

입력 : 2022-08-17 오전 6:00:00
코로나19 유행에 이어 수족구병까지 유행하고 있어 영유아의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해졌다. (사진=팍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자녀를 둔 부모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외에도 이중고를 겪게 만드는 감염병이 있다. 바로 수족구병이다. 영유아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수족구병은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인데 당분간 환자 발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족구병은 글자 그대로 입 안,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이 특징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여름과 가을철에 흔히 발생하며 입 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이 특징이다. 콕사키 A 바이러스 5, 6, 7, 9, 10, 콕사키 B 바이러스 2, 5도 원인이 된다.
 
수족구병은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 2년여간 수족구병 발생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영유아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수족구병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지난 2020년부터 이듬해 28주의 동기간 의사환자분율은 0.9%였으나 올해는 10.3으로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해 수족구병 환자가 1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장한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가 이어지면서 바이러스 노출이 겹쳐 수족구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장한나 교수는 "2020년과 2021년 환자가 매우 적은 것은 외부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 감소,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의한 바이러스의 전파가 적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올해는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실내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족구병 유행 시기가 초여름부터 가을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족구병은 유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침, 가래, 콧물 등의 호흡기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이 밖에도 수포의 진물에도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 있다.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은 뇌수막염 혹은 뇌염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어 유아 감염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자녀가 수족구병에 걸렸는데 구토나 심한 두통, 의식 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면 응급실 진료나 입원치료를 통해 중추신경계 침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신경계 증상이 있는 경우 인두 분비물, 대변, 뇌척수액 등을 채취하며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통해 원인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물집이 잡히기 이틀 전부터 이미 전염이 되는데 물집이 잡힌 후 일주일 후부터는 전염성이 떨어지지만 수주일간 전파 가능성은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수족구병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발병 일주일간 유치원에 등교치 않도록 한다.
 
수족구병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가벼운 질환을 동반하며 통상 10일 안에 자연 회복된다. 미열이 있거나 열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으며 입 안의 혀와 볼 점막, 후부인두, 구개, 잇몸과 입술에 수포가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며 3~7㎜ 크기로 나타난다. 발진이 주로 생기는 부위는 손등 등이다. 이 밖에 엉덩이와 사타구니에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엉덩이에 생긴 발진은 대개 수포를 형성하지 않는다.
 
특별한 수족구병 치료제는 없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발열이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해열 진통제가 자주 쓰인다. 입 안에 물집이 생긴 경우 터뜨리거나 연고를 바르기 위해 접촉할 필요는 없다. 입 속 물질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구내염일 수도 있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쪽이 좋다.
 
단, 소아의 경우 아스피린 사용은 금지된다. 입 안의 궤양으로 약을 삼키기 어렵고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 심각한 탈수 현상이 발생하면 정맥용 수액 치료를 하기도 한다.
 
수족구병 백신도 아직 없어 감염을 막으려면 일상생활에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방법뿐이다. 수족구병은 대부분 유치원이나 학교, 여름 캠프 등에서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가정 내 장난감이나 물건의 표면은 비누와 물로 세척한 뒤 소독제로 닦아 사용하면 좋다.
 
수족구병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를 간 후, 코와 목의 분비물이나 대변, 물집 진물을 접촉한 뒤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감염 위험이 이전에 비해 높아져 실외 마스크 착용도 권고된다. 마스크 착용을 통해 비말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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