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포함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아무리 담대한 구상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양보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있지 않느냐"며 "몇 가지 부분이 있는데 그중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기타 몇 가지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같은 경우 순수하게 방위훈련"이라며 "북한도 군사훈련을 할 것이고, 아무리 신뢰 구축이 돼 있다 하더라도 국가가 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 군대를 아예 없애면 몰라도 유지하고 있는 한 훈련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또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군사적인 긴장을 완화해서 점진적으로 경제적인 조치와 비핵화 단계가 진전됨에 따라서 나중에는 군사적인 신뢰 구축까지 돼서 군사훈련 과정에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서로 참관도 하는 이런 정도까지 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야당에서는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권 장관은 "저희들도 경제적인 유인책만 가지고는 북한의 비핵화를 단기간에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부분에서 북한이 표면적으로 얘기하는 체제 안전 보장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장관은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이명박정부의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 3000'과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비핵·개방 3000은 주로 경제 쪽에 유인책을 두고 있다면, 담대한 구상 같은 경우는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 정치, 즉 북한의 체제 안전을 다룬다는 차원에서도 전혀 다르다"고 했다. 또 "비핵·개방 3000 같은 경우는 먼저 비핵화를 하고 오면 그 다음에 연 소득 3000불을 만들어 주겠다는 내용이지만 담대한 구상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경제적인 유인책들이 북한의 어떤 비핵화 단계에 조응해서 동시적으로 이행한다는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도 전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인 얘기를 했을 때 전폭적으로 지지하신다는 말씀을 했다"며 "또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의 일단을 얘기하면서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을 때 미국 국무부에서 즉각적으로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