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군 성폭력 피해자 보호 위해 긴급구제 조치 권고

"2차 가해 성격 강해…극단적 선택 우려"

입력 : 2022-08-18 오후 4:46:1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피해 여군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에 대해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18일 국방부장관에게 피해 여군인 A 하사에 대한 사건처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검찰 사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권고했다. 공군감찰단장에게는 이 진정 사건을 결정할 때 까지 A 하사에 대한 주거침입와 근무기피 목적 상해 혐의 사건의 추가 조사·기소 여부 판단을 잠정 중지하라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0일 이번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사건 진정과 함께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하사는 같은 부서 상급자 B 준위로부터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당해 이를 신고했다. 이에 B 준위는 지난 4월 구속됐지만 B 준위가 구속된 바로 다음 날, 같은 부서의 C 하사가 B 준위와 함께 A 하사에게도 성폭력 피해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이에 첫 번째 신고자인 A 하사는 피의자 신분이 됐고 현재 군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인권위는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성폭력 피해자인 A 하사가 2차 피해를 봤다고 판단하고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A 하사가 가해자로부터 회유·협박을 당하고 다른 사건의 피의자가 돼 조사를 받고 압박을 느끼는 등 2차 피해로 인한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은 A 하사에게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주는 2차 가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를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까지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A 하사가 기소될 경우 이 사실이 현재 근무 중인 부대에 통보돼 그가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도 함께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긴급구제 조치는 지난달 1일 인권위에 군인권보호관 기구가 출범한 후 결정된 첫 번째 조치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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