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중사 마지막 근무 부대, 이번엔 '엽기 성폭력범죄'

"코로나19 확잔지와 입맞춰라" 강요
요구에 불응하면 '업무상 불이익' 가해

입력 : 2022-08-02 오후 2:32:5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고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에서 어린 여군 하사를 상대로 한 엽기적 성범죄가 또 발생했다.
 
군인권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부설 군 성폭력상담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15비에서 40대 준위가 여군 하사를 상대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군하사는 20대 초반인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소에 따르면, 15비 소속 A준위는 안마를 해준다며 같은 부대 B하사의 어깨와 발을 만지거나 윗옷을 걷어 부항을 놓기까지 했다. 모두 B하사의 명백한 거부 의사에 반한 것이다.
 
비상식적 접촉행위를 강요해 B하사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는 폭로도 나왔다.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 중이던 남자 하사와 입맞춤을 강요하거나 손가락으로 혀를 만지게 했다는 것이다. B하사가 거부하자 A준위는 남자하사의 타액을 자신의 손등에 묻힌 뒤 이를 B하사에게 핥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이에 못 이긴 B하사가 코로나19 확진 남자 하사가 마시던 음료수를 마셨고 결국 코로나19게 감염됐다.
 
B하사는 남자하사가 A준위와 함께 성폭력 및 주거침입 혐의로 군경찰에 신고하면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재 이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군검찰로 넘겨졌다.
 
상담소는 이외에도 A준위가 B하사에게 "나랑은 결혼을 못하니 내 아들이랑 결혼시켜서라도 계속 보고싶다"는 등 성희롱성 발언도 상습적으로 해 왔으며, B하사가 이를 피하거나 반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업무상 불이익을 줬다고 밝혔다.
 
상담소 파악 결과 B준위는 고 이예람 중사가 숨진 지난 2021년 7월 새로 부임했으며, 성폭력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계속됐다. 이 시기 공군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김종대 대령)은 이 중사 사망 가해자로 기소된 이모 준위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일부혐의 공범으로 기소된 박 모 원사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숙경 상담소장은 이날 “피해자의 신고 후 상황을 보면 과연 공군이 불과 1년 전 성추행 피해로 인한 사망사건을 겪고 특검 수사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공군은 기자회견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고 수사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인권위원회에도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15비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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