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힘 집안싸움…'이준석 사태' 닮은꼴

중앙부터 경기까지…'자중지란' 빠진 국민의힘
"대표 불신임 안건 의결"VS 곽 대표 "절차상 하자"

입력 : 2022-08-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에서도 '대표의원 불신임'안건을 두고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정상화추진단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곽미숙 대표에 대한 불신임안건'을 의결했다. 곽 대표가 의장 선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추진단은 의총 진행 중 곽미숙 대표에 대한 '대표의원 재신임안'을 제출했지만 곽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폐회했다. 그러자 추진단은 "재신임안 당사자인 곽 대표는 폐회할 자격이 없다"며 부대표인 김영기 의원의 주재로 의총을 주재해 재신임안이 아닌 대표 불신임안으로 수정해 안건을 상정했다.
 
이후 기립투표방식을 통해 출석인원 42명 중 40명의 찬성으로 '곽 대표 불신임안'을 의결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7일 이내에 새 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안건 효력여부를 두고 뒷탈이 났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지방의회 교섭단체를 명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이미 의총을 폐회하고 나갔기 때문에 불신임 안건에 대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대표가 아닌 사람이 회의를 주재해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추진단 쪽에 있는 의원들 상당수로부터 의총을 열기 위해 사인을 한 것이지 불신임 안건 상정을 위해 사인한 것이 아니라는 연락이 온다. 심지어는 사인을 철회해 달라고 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또 "모두가 추진단과 같은 뜻을 가진 건 아니다"라며 "추진단 측에서 어떻게 유권해석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해석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진단 측은 당헌 56조2항과 59조 4항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며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대표단에 제출했다. 추진단은 이르면 다음주 월요일인 22일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계획이지만 대표단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방성환 추진단장은 "추진단 대부분이 불신임 안건 상정을 반대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조금의 허점도 잡히지 않으려고 거수도 아닌 기립으로 투표했다. 안건 상정을 원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있었다면 곽 대표가 폐회하고 나갔을 때 따라 나갔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적인 부분은 최후의 수단일 뿐 최대한 정치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고 싶다.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 대립으로 불신임안 의결에 대한 해석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만약 당헌·당규를 두고 법적공방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비대위 출범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법적공방 중인 이준석 전 대표의 상황과 다를게 없기 때문에 '제2의 이준석 사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곽 대표는 "현재 대표단과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는 부분이고,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 뿐만아니라 명예훼손 부분까지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상황이 윤핵관과 싸우고 있는 이준석과 똑같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과 법적으로 다투고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바람으로는 정치는 정치로 다뤄야한다고 본다"며 "경기도당에서는 양측 어느 편을 들 수가 없는 상태지만 조만간 큰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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