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독주인가 실망인가…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실패, 호남마저 외면

투표율 36.44%…직전 두 차례 전대보다 낮아
일찌감치 퍼진 어대명 대세론에 당에 대한 실망감도 분출

입력 : 2022-08-22 오후 4:35:43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당의 텃밭이자 심장부인 호남에서마저 저조한 투표율로 외면 받았다. 흥행 실패 배경에는 일찌감치 당 안팎에 퍼진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에 따른 투표 포기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강한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기준 8·28 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평균 투표율은 36.44%로, 직전 두 차례 전당대회(2020년 41.03%, 2021년 42.74%) 권리당원 최종 투표율보다 낮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들어 지역별 순회 경선 방식을 도입해 흥행을 노렸다. 지역을 돌며 현장에서 순위를 공개해 박진감을 더하겠다는 의도로, 노무현 대통령후보를 배출한 2002년 경선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재명 대세론'만 확인했다. 27일 서울·경기 경선이 남아 있지만, 최종 투표율 40%를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가운데)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장을 뛰는 당대표·최고위원 주자들도 냉랭한 당심을 우려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분위기는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 감정적으로 실망감"이라고 해석했고, 이날 최고위원 후보직을 사퇴한 윤영찬 의원은 "낮은 투표율과 무관심은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불신"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주말인 20일과 21일 진행된 호남 경선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약 1%포인트 적은 35.49%에 그쳐 민주당의 애간장을 태웠다. 전북(34.07%), 광주(34.18%), 전남(37.52%) 투표율은 대구(59.21%), 경북(57.81%), 부산(50.07%), 세종(45.05%), 경남(39.99%), 울산(39.63%)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당의 기반이 취약한 영남에도 못 미치는 '이상현상'이 발생한 것. 
 
이번 호남권 투표율 저조를 지난 6·1 지방선거 때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당시 광주 투표율은 전국 최저인 37.7%로, 전국 투표율(50.9%)보다 13.2%포인트나 낮았다. 광주가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기록한 투표율(59.2%)은 물론 20대 대선 당시 투표율(81.5%)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선거 때마다 높은 투표율로 한국정치의 변화를 이끌었던 광주의 모습이 아니었다.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믿었던 호남의 투표율까지 저조한 상황을 두고 어대명 대세론을 가리키는 의견이 많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의 외면에 대해 "승부가 거의 결정되다시피 하니까 별로 흥미를 못 끄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미 대세가 결정된 데 따라 투표 요인이 적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잇따라 패배한 데 따른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당에 느끼는 실망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지방선거에 이어 전대까지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민심 이반이 고착화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전 정권에 대한 실망감 등도 투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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