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제때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회복할 수 있어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이미지=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우울증은 우울감과 의욕저하를 주요 증상으로 감정, 생각, 신체 상태,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우울증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
우울장애로도 불리는 우울증은 매우 흔한 정신질환의 하나로, 횡국가적 비교에서 유병률의 차이를 많이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 뉴질랜드 등은 주요우울장애 평생유병률이 10.1~16.6%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 비해 한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비서구권국가에서는 5% 이하의 낮은 수준의 유병률을 보인다.
다만 최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우울증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는 약 91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33%나 늘어났으며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울증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다른 신체 질환처럼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주위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우울증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기질적, 환경적, 유전적 요인이 주로 언급된다. 최근까지 밝혀진 신경내분비학적 이상 요인으로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과활성화가 있으며, 여러 유전적 변이와 염증 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울증은 암환자의 피로감이나 당뇨병에서 체중 감소 등 진단받지 않은 신체 질환의 징후와도 비슷해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해 의학적 상태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 증상은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와 저하가 주를 이룬다. 우울증이 찾아오면 하루 종일 눈물이 나거나 슬픔, 공허함 등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며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이 밖에 과다수면, 불면 등의 수면장애나 식욕, 체중의 변화도 나타난다. 수면장애의 경우 아침까지 충분함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에 들더라도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식욕 감소와 체중 저하를 보이는데, 일부 환자는 식욕이 증가하고 수면 시간이 길어지는 비전형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우울증은 불안감과 집중력 저하도 자주 동반해 업무나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가치감이나 죄책감을 지나치게 느끼며 사소한 일에 집착하거나 반추한다.
이런 증상들이 최근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며 스스로의 의지로 치료하기가 쉽지 않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반복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보게 된다"며 "전문가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아라 교수는 또 "그간 항우울제 개발에도 뚜렷한 진전이 있어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들이 개발됐다"며 "지속적안 개선과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우울제는 주로 작용하는 신경전달 물질 체계에 따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효능이 나타나는 데 최소 4~6주 소요되며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신뢰 관계를 가지고 진료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걷기, 수영 등 가벼운 운동과 함께 햇볕을 쬐는 것은 우울감 개선에 도움이 되며 음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사회의 시선이다. 이아라 교수는 우울감이나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해서 편견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아라 교수는 "우울증 환자 백만명을 바라보는 오늘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 없는 성숙한 사회적 시선이 필요하다"며"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으니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처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마음의 감기를 치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