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단기적인 차입 수단으로 조달한 자금 증가율이 업계들 중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신사업 투자가 그만큼 활발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24일 기업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 속하는 석화 기업 중 반기보고서 제출 업체 25곳의 단기 자금 조달 증가율이 1년 새 52.0%를 기록했다. 액수로는 1조6050억원 증가한 4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기업을 제외한 15개 업종에서 5위에 이르는 상승률이다. 15개 업종 178곳의 평균 38.0%보다 14%P 높은 수치기도 하다.
한화솔루션(009830)의 경우 지난해 1~6월 대비 직접금융 증가액이 7880억원으로 9위를 기록했고, 이 중에서 단기 자금은 300.0%나 폭증했다.
여기에서 단기 자금은 기업어음증권(CP) 및 단기사채를 뜻한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은행 금리가 싸지면서 업종들 전체적으로 간접금융이 늘어난 가운데 직접금융도 늘어났다"며 "직접금융 중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까다롭다보니 단기 금융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석화 업계는 미래를 위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침체가 오기 이전) 최근 호황기 때 유보된 이익, 재원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면서 "이제는 업황이 둔화됨에 따라 이익이 줄다보니 (단기) 수단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부실 같은 지표가 아니라 신사업 확대를 위한 일시적인 자금 소요라서 아주 긍정적"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도 신사업, 특히 ESG투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4일 기업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 속하는 석유화학 기업 25곳의 단기 자금 조달 증가율이 1년 새 52.0%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울산공장. (사진=한화)
다만 업황 침체에 따른 투자액 감소 등 변동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기존 및 신규 사업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최근 2~3년 전까지만 해도 (기존) 주력 석화 쪽 대규모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서 "앞으로는 절대적인 투자액이 좀 줄겠으나, 포트폴리오 전환 쪽 비용이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4대 석화사는 미래 분야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는 중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에 35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하반기 및 2024년 하반기 대산에서 기계적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또 CCU(탄소 포집·사용) 설비 600억원, 화학적 재활용 페트에 77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2030년까지 누적 투자 목표액은 수소 6조원, 배터리 소재 4조원,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1조원이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오는 2026년까지 ESG·신성장 동력에 2조7000억원 및 주력 제품 등 핵심 사업 고도화에 3조3000억원 등 총 6조원을 투입한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올 2분기 영업익 상승을 이끌었으며,
LG화학(051910) 역시 첨단소재 분야의 약진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