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러시아가 일본과 맺었던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방문 비자 간소화 협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쿠릴 열도는 현재 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 분쟁 중인 곳이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정부는 지난 1991년 일본 정부와 체결한 쿠릴 열도 방문 간소화 협정 2건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부터 러시아 정부는 일본 정부에 비자 면제 취소를 경고해왔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타스통신에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가 불법적인 제재 압력을 가하고 서방의 러시아 혐오 정책에 동참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해당 방침을 일본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가 철회한 첫 번째 협정은 쿠릴 열도와 일본 간 여행 비자제한 철폐 합의이며, 두 번째 협정은쿠릴 열도 남단 4개 섬에 거주했던 일본 주민이나 그 가족들이 무비자로 섬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합의한 건이다.
이에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일방적 행동을 전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매체들은 "러시아가 미국과 대러 제재를 함께하는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과 러시아는 1991년 10월에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에 살던 일본인 주민이나 그 가족이 섬을 방문할 때 비자를 면제하는 내용으로 협정을 맺었다.
한편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은 일본이 1854년부터 영유하다 2차 대전 패전 후 강화조약을 통해 옛 소련에 넘어갔다.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으며 일본은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