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089590)이 그동안 취항하지 않았던 발리와 중앙아시아까지 갈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중장거리 행보에 본격 나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보잉737-8 40대를 도입하며, 이 중 4대를 내년 우선 국내에 들어온다. 들여오는 B737-8은 현재 제주항공이 운용하고 있는 B737-800 39대의 대여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을 고려해 차례로 교체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항공은 B737-800 39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제주항공이 직접 구매한 항공기는 3대이며, 나머지는 리스기다. 회사는 B737-800보다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 B737-8 기단을 갖춰 인도네시아 발리, 중앙아시아 등 신규 노선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B737-8은 B737-800보다 운항 거리가 1000㎞ 더 길어 발리나 중앙아시아 등에 투입할 수 있다. 또 기존 동급 항공기 대비 15%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어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좌석당 운항 비용도 12% 줄일 수 있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당장은 장거리 노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보다 멀리 운항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이른 시일에 수익을 개선하면
티웨이항공(091810)에 이어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 여지도 크다.
지난 6월 취임 2주년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연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장거리 계획은 단기적으로 대형기가 필요하고, 해당 기종을 들여와서 기단을 갖추기 위해 초기 투자 비용 등 안정화가 필요하다”면서 “본 LCC(여객 부문)에서 이익을 낸 다음 장거리 지원을 하든지, 장거리 내부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B737-8은 미주나 유럽으로까지는 갈 수 없는 기종이지만, 그동안 제주항공이 취항한 적 없던 발리 등 신규 노선에 도전할 수 있는 항공기인 만큼 이후 미주, 호주 등으로 가는 기재 확보를 위한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B737-8 교체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약 2723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006840)가 지난 2일 계열사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자 13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들여오는 B737-8은 대여 기간이 끝나는 항공기로 대부분 교체가 된다”며 “기재 도입은 국제선 회복 상황에 따라 선주문으로 일부 진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7월 제주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B737-800 1호기가 김포공항에 계류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