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일부 수행능력 높다고 지적장애 인정 안한 것은 위법 ”

입력 : 2022-10-09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지적장애인인지 여부를 심사할 때 일부 수행 능력이 높아도 전체 지능지수가 낮다면 지적장애인으로 인정해야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장 6단독 임성민 판사는 장애 등록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지적장애인 A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8월과 2020년 7월, 병원에서 장애인복지법상 지적장애 요건인 지능지수 70이하로 판정받았다. 씨는 이를 근거로 2020년 7월 서울 영등포구청에 지적장애 장애인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영등포구는 2020년 8월 A씨에 대해 장애 정도 미해당 결정을 내렸다. 이는 별도로 실시한 국민연금공단의 장애 정도 심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A씨는 해당 검사 결과 언어이해(90점)와 지각추론(64점)등 일부 평가에서 보여 준 수행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 초·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수상 경력이 기재되었는데, 이 역시 지적장애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A씨는 두 차례 지능검사에서 모두 전체 지능지수가 70이하로 판정돼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지적장애인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장애인복지법령에서 정한 지적장애인에 해당한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장애인복지법상 지적장애 판정에서 고려 요소는 언어이해, 지각 추론, 작업기억, 처리 속도 등을 종합해 판정한 지능지수”라며 “일부 검사 결과가 좋다고 지적장애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이 자체 실시한 감정 결과 A씨가 경도의 지적 장애에 해당한다는 소견이 나왔다며 “각기 다른 전문의가 약 12년에 걸쳐 실시한 세 차례의 지능검사에서 원고가 지적 장애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법원 감정의의 감정 결과가 원고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중고 생활기록부에 일부 수상 경력이 확인되고 지적장애를 시사하는 내용이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더라도 학교생활기록부는 장애인복지법령에서 정한 지적장애 판정 기준에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은 데다 대체로 긍정적인 관점에서 작성되는 경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이유로 지적장애가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조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