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2의 '한진사태' 막는다…국적선사 3조 규모 '안전판' 마련

1조원 규모 위기대응 펀드 조성 등 '국적선사 경영 지원책' 추진
선사별 '위기대응체계' 구축…친환경·디지털 해운 전환에도 속도
27년 매출액 58조·원양선복량 130만TEU·지배선대 1.2억톤 '달성'

입력 : 2022-11-04 오전 7:3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조원 규모의 국적 선사 경영 지원책을 추진한다. 아울러 선종, 항로, 규모에 따른 선사별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디지털 해운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해양수산부는 4일 정부서울청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지난해 기준 50조원 수준인 해운업 매출액을 2027년 58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기간 국적선대 규모는 9300만톤에서 1억2000만톤, 원양 선복량(적재능력)은 10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130만TEU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해오던 우리나라 해운수지는 지난해 110억4000만달러(15조737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최근에는 해상운임이 하락해 향후 흑자폭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월 기준 5110이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698로 3분의 1토막났고 건화물운임지수(BDI) 역시 2285에서 1534까지 떨어졌다.
 
해수부는 당장 우리나라 해운선사에 경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운임 하락 속도가 워낙에 빨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수출입 물류난을 경험한 바 있어 제2의 한진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해수부는 위기 발생에 대비한 3조원 규모의 국적 선사 경영 재원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는 고위험 선사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하고 환경규제 같은 각종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를, 선사 수요에 따라 최대 1조원 규모의 위기대응펀드를 각각 조성한다.
 
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선사를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투자요율과 보증요율을 대폭 인하하고 선사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원도 마련한다. 해양진흥공사가 2026년까지 최대 50척의 선박을 확보해 국적선사에 임대하는 1조7000억원 규모의 공공 선주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선사군별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해 해운시황 분석·대응도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필요시 조기 경보를 발령하고 금융·정책 지원을 재설계하는 등 맞춤형 위기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해운산업의 성장기반도 확충한다. 기존의 우수선화주 인증제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국적 선사와 업종별 화주협회 간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지원하는 등 해운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 대책을 추진한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전략 물자는 국적선사의 운송 비중을 높이고 민간의 선박투자 유인을 확대해 선박 금융조달 방식을 다변화한다.
 
친환경·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한다. 국제해사기구(IMO)와 협업해 미래연료 사업화 방안을 마련하고 친환경 선박인 저탄소·무탄소 선박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진행한다. 공공과 민간 선박 528척을 친환경 선박으로 순차적으로 전환하고 2026년까지 광양항에 완전 자동화항만을 구축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지난 3년 동안 이례적으로 상승한 해상 운임으로 해운산업은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운임이 67% 하락하는 등 대외적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선제적인 정책 수립을 통해 다가올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고 나아가 해운산업이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를 든든히 뒷받침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었다.
 
4일 해양수산부는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조원 규모의 국적 선사 경영 지원책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인 'HMM Hamburg(함부르크)'호.(사진=HMM)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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