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1일 서울청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용산경찰서 상황실 소속 직원과 이임재 전 용산서장 수행 직원, 용산구청·용산소방서·서울교통공사 소속 직원 등을 참고인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참사 발생 이틀 전 용산구에서 '핼러윈 축제 대비 긴급 대책회의'에 참여한 구청 내 다른과 직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수본은 전날 용산구 안전재난과 직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된 박 구청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서다.
특수본은 올해 4월 용산구의회에서 제정된 일명 '춤 허용 조례'(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도 사고의 피해를 키웠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 조례로 참사 당일 일대 업소들이 클럽처럼 운영돼 경찰과 소방의 현장 대처를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참사 피해를 키웠는지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또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에서 핼러윈 축제 대비 많은 인파로 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삭제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용산서 정보관을 조사했는데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료 직원 등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고 압수물을 분석해 사실을 확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전날 용산서 정보과 정보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관련자 추가 조사와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삭제를 지시한 용산경찰서 정보과 과장과 계장을 부를 계획이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각시탈을 쓰고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길을 미끄럽게 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민 2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전날 각시탈 의혹 관련 참고인 2명을 소환 조사해 아보카도 오일이 아닌 '짐빔'(술)으로 확인했고, 혐의가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참사 책임에 관해서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적용할 법리를 검토하기로 했다. 특수본은 두 기관이 혐의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강제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