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재차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을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경고에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재차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역내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지역 협력체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늘 열려 있으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한 구상’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담대한 구상은 앞서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공식 제안한 비핵화 프로그램이다. 북한은 이를 과거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 3000'으로 단정하고, 거절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국제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의 인태(인도·태평양) 전략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지향한다”며 “역대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가 존중돼야 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얀마 내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미얀마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다시 꽃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지역 현안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의 이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대응해 미국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개방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추진 △역내 무역과 투자 증진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세안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보건역량 강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기여 외교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