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주 5일 연속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7일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14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과 주간활동서비스, 탈시설 시범사업 등 장애인 권리 예산이 의미있게 반영됐다"며 "희망을 갖고 14~17일 진행하려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을 포함한 15일에는 승하차 시위 없이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삭발식과 선전전만 진행할 예정이다. 출근길인 오전에 삼각지역에서 시위를 진행한 뒤 지하철에 탑승해 승하차 없이 혜화역까지 이동한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6일과 수능 당일인 17일에는 삭발식과 선전전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전장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교육위원회에서도 이번 주중에 열릴 예산결산소위원회와 전체 회의에서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교육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국토위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특별교통수단 예산과 저상버스 도입, 장거리 고속버스 도입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1년 간 외쳐온 장애인의 이동권을 실질적인 예산으로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의 책임은 정치에 있지만,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방기하고 있다"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 면담을 요청하고 약속 받았지만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에는 이들을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여성 지하철 승객은 삭발식을 하는 전장연을 향해 "왜이렇게 불편을 끼치면서 시민들 출근 못하게 하냐"며 "시위하려면 피해없이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제47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유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