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격도 용량도 절반인 '소용량'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고물가에 불황형 소비가 뜨면서 많은 양을 구매하기 보다는 '작은 사이즈'를 찾는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한달간 1인분 델리 품목 매출이 1년 전보다 616% 급증했다. (사진=홈플러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1인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격도 용량도 절반인 '소용량'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고물가에 불황형 소비가 뜨면서 많은 양을 구매하기 보다는 '작은 사이즈'를 찾는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적은양의 식사를 즐기는 '소식좌' 열풍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용량 상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한달간 1인분 델리 품목 매출이 1년 전보다 616% 급증했다. ‘한끼 두부’ 품목 매출은 138% 뛰었으며, 작은 용기 즉석밥·작은 컵라면 등 대용식 품목 매출은 150% 늘었다.
이는 치솟는 물가에 먹거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에는 적은 양의 식사를 즐기는 일명 ‘소식좌’ 열풍도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달 초 중량과 가격을 과감하게 낮춘 도시락을 선보였다. (사진=GS25)
많은 양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가성비’ 제품에 주력했던 편의점 또한 최근 소용량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달 초 중량과 가격을 과감하게 낮춘 도시락을 선보였다.
이 도시락은 쁘띠 컵밥 콘셉트의 '치즈불고기컵밥', '치킨마요컵밥' 2종으로, 중량은 200g 내외이며 기존 도시락 메뉴의 중량 대비 절반 이하다. 중량을 조절하며 가격 또한 대폭 낮춰 김밥 한 줄 가격 수준인 2300원으로 구성됐다.
편의점 CU의 경우 가격과 음용량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1인용 데일리 콘셉트의 와인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와인 한 병의 평균 용량은 750ml인데 반해 와인 반병은 그 절반 수준인 360ml로 줄인 제품이다. 가격도 3000원으로 기존 와인 대비 용량도 반, 가격도 반으로 낮춰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이마트24의 소포장 과일도 인기다. 특히 취식 편의성이 높으면서 ‘핑거푸드’처럼 즐길 수 있는 조각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조각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식음료 업계도 미니 사이즈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일화의 초정탄산수는 190ml로 용량 5종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나뚜루의 경우 기존 아이스크림 케이크 크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를 위해 미니 사이즈 제품을 선보였다. 직경 7~8cm 크기의 미니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성인 어른의 손바닥만한 크기다.
서울유유협동조합이 내놓은 '서울피자관 미니피자' 또한 소용량 패키지 간식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을 반영해 만들었으며 신세계푸드의 '올반 훈제오리 슬라이스' 역시 1인 분량에 맞춰 180g씩 소포장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식좌’ 고객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중심의 사회 변화, 알뜰 쇼핑족 등이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고 있다"며 "편의성을 앞세운 소포장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