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정부의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에 반발해 한 달간 천막농성에 돌입해온 주거·반빈곤·청년 시민사회단체들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면담요청서를 국민의힘 당사에 전달했다.
48개 단체로 구성된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단'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공공임대 예산 감액 비판을 '국민선동'으로 말하며,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증액한 예산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예산안에 동조하는 국민의힘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신림동·상수동 반지하 참사 등 주거문제로 인한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근본 정책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주장은 국민 기만이고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유형별 예산의 합계는 14조6826억원으로 전년대비 5조7729억원 감소했다. 반면 분양주택 등 지원 예산은 316억원에서 1조396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조792억원 증액됐다.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융자 자금도 9조5300억원에서 11조570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조5270억원 올랐다.
이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예산을 5조7천억원 삭감하고, 그 돈으로 공공분양주택 지원 증액과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융자 지원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예산을 빼서 주택 구입 쪽에 더 지원한다는 뜻"이라며 "예산안이 균형감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의 경제 상황과 주택 수요 변화에 부합하지 않는 분양주택 위주 예산"이라며 "가계부채와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잘못된 방향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도권의 매입임대주택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 거주 가구 비율이 높은 수도권에서는 더 이상 대규모 택지개발 방식이 어렵다”며 "중앙정부는 지옥고 거주가구 규모를 고려하고 지방정부와 협력해 공급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단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공임대 주택 예산 5조7000억 삭감안에 동조하는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