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발견 늦는 구강암…수술은 정교하게

3D 프린터로 수술…술기와 상관없이 표준화

입력 : 2022-11-23 오전 6:00:00
이정우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가 구강암 환자 대상 미세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경희대치과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구강암은 입술과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구강암은 증상이 비교적 평범해 늦게 발견되는 암이다. 전체 암의 3~5%를 차지하며 흡연,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얼굴에 있고 입 안에 있어 수술은 그만큼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구강암 환자의 치료는 환자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감한 결단력과 수술 이후 재건과 재활,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폭넓은 안목이 중요하다.
 
구강암은 턱뼈에 급속히 퍼지며 성장하는 악성종양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안에 아물지 않는 상처나 통증이 2~3주 이상 간다거나, 갑자기 목이 쉬고 이 증상이 2~3주 동안 낫지 않을 때도 병원에 꼭 내원해야 한다. 입과 목 주변이 붓거나 혹이 생겼을 때, 입과 목구멍에서 반복적인 출혈이 있을 때, 입과 입술에 생긴 붉거나 흰 반점에도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다.
 
구강에 생기는 암 중에서 편평상피세포암이 가장 흔한 암이며, 이 밖에 소타액선에서 발생하는 선양낭성암, 점액표피양암, 선암 등이 생길 수 있다. 편평상피세포암은 초기에 발적을 보이거나 점막의 변화를 보이고 진행하면서 침윤성 또는 외장성 병변이 된다.
 
구강암은 초기에 발견 될수록 기능장애도 최소로 하면서 완치를 노릴 수 있다. 구강암 치료의 일차적인 목적은 암을 제거하고 재발률을 낮추어 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강암 치료방법은 병기, 연령, 전신상태, 결손부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초기 암인 경우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의 완치율이 비슷하지만, 수술을 하더라도 기능장애가 거의 없고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보다는 수술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행된 암의 경우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용하는 것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항암화학요법은 현재까지 구강암의 일차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사용하지 않으며 부가적인 치료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암 부위가 너무 많이 퍼져있거나 환자가 수술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지만, 이는 연명 치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정우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구강암은 일단 암 조직을 떼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암은 세포로 이뤄졌기 때문에 보통 암 수술을 할 때는 암 조직에서 1㎝ 정도를 더 여유 있게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굴이나 입 안 같은 경우는 1~2㎝에도 턱, 코, 눈 등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으면서 암 조직을 완전하게 절제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덧붙였다.
 
구강암 수술 시 3D 프린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정우 교수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 가이드를 만드는 것은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자와 각도기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구강암 수술과 재건 같은 정밀하고 미세한 수술에서 의료진의 수준이나 술기와 상관없이 표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구강암으로 혀를 일부 상실하면 허벅지 살과 혈관을 함께 떼어 미세현미경을 통해 목에 있는 혈관과 접합하는 재건 수술을 한다. 턱뼈가 사라지면 종아리뼈를 필요한 만큼 절취해 하악재건술을 시행한다.
 
구강 내 발생하는 일반적인 구강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가 필요하며 입술에 생기는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에 대한 노출을 차단하기 위해 모자 착용이나 자외선 차단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동물성 지방과 포화지방의 습관적인 과도한 섭취는 구강암과 연관된 위험인자라는 보고가 있어 균형 잡힌 식사가 권고된다.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하여 닳아지고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는 구강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이정우 교수는 "구강암은 수술을 잘 받으면 생존율이 높으므로 너무 걱정하기보다 병원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강암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조기 발견하고 수술을 잘 받으면 오래 건강하게 지내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강암은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1년에 1~2번 스케일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구강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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