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근 간 유착에 초점을 맞췄던 검찰이 이 대표와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 찾기에 나섰다. 이 대표 강제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 속에 이 대표와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개발 이익 일부가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구속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현재 자신들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검찰로서는 두 사람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따지기가 어렵게 됐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최근 이 대표와 가족의 계좌를 뒤져 자금 추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금 추적은 최근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난 남욱 변호사가 지난 21일 법정에서 김 전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0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하고, 지난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 A씨가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배모씨가 지난해 이 대표 자택에서 현금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 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한 것에서 출발했다. 검찰은 이 돈들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이 대표 측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본다.
지난 9일 오전 검찰 관계자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에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계좌 추적를 시작으로 앞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압수수색 이후에는 이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 대표도 이전과 달리 강한 어조로 검찰을 맹비난했다. 지난 21일만 해도 "검찰독재 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평화와 안보를 지켜 나가겠다"며 민생 우선 기조를 이어갔으나,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검찰 수사 자체의 부당성을 짚는데 주력했다.
이 대표는 "지금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이 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는 것 같다. 제가 작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나 내 가족들의 계좌는 얼마든지 다 확인하라'고 공개발언했고, 그것을 근거로 수차례 저와 가족들의 계좌를 검찰이 확인했다"며 "이미 재산 신고도 명확하게 했고 출처도 분명하게 밝힌 것인데, 이제 와서 그것이 마치 문제가 있는 것인 양 얘기하는 것은 '쇼'"라고 주장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부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인데 마치 동네 선무당 굿하듯이 꽹과리 쳐가면서 온 동네 시끄럽게 하고 있다"며 "제 계좌, 제 가족들 계좌 조사하는 것, 제가 작년 국정감사에서 명확히 밝혔던 것처럼 영장 없이 하는 것 동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털어보라. 그런데 마치 이게 문제가 있는 양 쇼하는 것은 검찰 조직 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민주당도 이 대표 엄호에 적극 나섰다. 이 대표 자택에 있던 현금이 비서진을 통해 이 대표 명의의 계좌에 입금됐다는 사실이 검찰을 통해 흘러나오자 "이 대표는 지난해 6월28일 대선 경선을 위한 선거기탁금, 경선사무실 임차 등 2억7000여만원의 처리를 위해 당시 보유하던 현금을 평소 거래하던 도청 농협 계좌에 입금했다. 이 대표는 본인 명의의 농협통장 예금 인출, 모친상 조의금 등으로 해당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돈이라는 검찰의 의혹 제기는 성립 불가능하고 이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25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 수없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경기도지사 때 수많은 수사를 받았는데 집안에 있는 현금을 갖다가 공무원인 비서들 시켜갖고 은행에다 집어넣겠느냐"며 "그 돈은 이미 이 대표가 소명한 것처럼 본인의 통장에서 돈이 1억5000원이 나왔고, 또 5000만원이 나왔고, 일부 조의금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