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조359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2019년 6898억원과 2020년 1조4011억원 등 유동성 확보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종합물류업 기업이다. 종합물류업은 고객의 화물에 대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며 국내와 해외 물류로 구분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 의존도가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반기 말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대비 각 사업의 비중은 △종합물류업 34.53% △유통판매업 48.99% △해운업 16.48%이다.
각 사업별 매출 비중은 △종합물류업 4조5423억원 △유통판매업 6조4454억원 △해운업 2조1684억원이다. 이 기간 현대차·기아(해외종속법인 포함)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각각 32.08%, 24.59%로 총 56.67%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현대글로비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기본적으로 현대차그룹의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다만 최근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하고 관련 매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도래하면서 전기차 운송에 대한 현대글로비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선사 최초로 전기차 해상운송 매뉴얼 제작 및 현장 적용을 통해 전기차 운송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부터 진행될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사업도 담당한다. 중고차사업은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 운영과 중고차 거래전문 서비스인 '오토벨'을 통해 중고차 매입부터 시세 산출, 거래 중개까지 담당한다.
오토벨은 2023년부터 진행될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과 연계돼 국내 유통 채널로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고차 수출 및 해외 중고차 유통까지 사업영역 확장도 추진 중이다.
해외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해외진출 시 현지 사정에 정통한 협력 기업을 찾아 신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중고차 시장 진출에서도 현지 기업을 통한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 10월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중고차 경매장 운영 업체 GEAA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현지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인수는 현대글로비스의 미국법인(GUS)이 GEAA의 지분 100%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GEAA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2003년부터 중고차 경매 사업을 해온 유력 업체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현대글로비스가 중요해진 만큼 정 회장이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인사에서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이규복 현대차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비교적 젊고 유능한 인재라는 점에서 핵심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운영을 맡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신임 대표의 임무는 신사업 추진을 통한 글로비스 주가 부양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키' 다.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